지난 8일 학생 격려 위해 특식 마련
울산 석유화학공단 인접, 환경 열악
2014년부터 이전 추진했지만 난항
이전 계획에 비 새도 보수·보강 안돼
학교 측 “학교 부지 팔리면 옮길 듯”
울산 세인고등학교가 지난 8일 점심 급식으로 준비한 랍스터. [사진 세인고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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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 코스 메뉴가 아니다. 지난 8일 울산광역시 울주군 청량면 온산로에 있는 세인고등학교에서 나온 점심 급식 메뉴다.
서휘수 세인고 교장은 “학교가 학생들에게 늘 관심이 있다는 걸 보여주면 학생들도 더 좋은 마음으로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특식을 마련했다”며 '랍스터 급식'을 내놓은 취지를 설명했다.
학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메뉴가 뭘까 고민하다 장심귤 영양사가 랍스터 아이디어를 냈다. 고급 요리라는 인식이 있고 평소 학생들이 맛보기 어려운 메뉴라는 생각에서다.
전국의 각급 학교에서 '저질 급식'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 학교에서는 '랍스터 급식'이 도대체 어떻게 가능했을까.
생랍스터 한 마리는 1만4000원 정도다. 학교 측은 “경매에서 입찰받아 마리당 1만원 이하로 구매했다”고 전했다.
이 학교의 점심 급식비는 4300원이다. 학생이 2800원을, 교육청이 1500원을 부담한다. 학교는 모자라는 랍스터 급식비를 다른 예산으로 충당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평소 학생 격려차 급식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울산시교육청 맛 품평회에서 급식이 맛있는 초·중·고등학교 10곳 안에 들었다.
학교 홈페이지 ‘오늘의 식단’을 보니 춘천식 닭갈비, 매콤문어너비아니, 언양식 파채바싹떡갈비 등의 메뉴가 눈에 띄었다.
세인고 급식 메뉴. [사진 세인고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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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 관계자는 “곧 옮길 거라는 얘기가 계속 나오니 보강·보수도 제대로 안 돼 학생들이 많이 위축돼 있었다”며 “힘든 일을 겪은 학생·교사·교직원 모두 힘내자는 의미로 랍스터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세인고 학교운영위원회가 울산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열악한 환경에 처한 세인고 이전을 검토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
문제는 또 있다. 교육부의 학교 총량제 적용으로 강동고를 신설하려면 북구 효정고를 폐지해야 예산 160억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효정고 학부모 등 지역 주민들의 반대 의견으로 효정고를 폐지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세인고 관계자는 “다행히 학교 주변에 새로운 산업단지가 조성될 것으로 보여 학교 부지를 매각하면 원하는 지역에 이전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울산=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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