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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성추문’ 무어 美 상원 후보, 공화 텃밭 지켜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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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앨라배마주 보궐선거 / 민주당 후보에 4%P 차이 앞서 / 당내 잇단 지지 철회 논란에도 / 트럼프, 막판까지 지지 호소

세계일보

12일(현지시간) 실시되는 미국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보궐선거가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공화당이 승리하면 상원 100석 중 52석을 유지하게 된다.

이번 보궐선거는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의 도널드 트럼프 내각 입성으로 치러지게 됐다.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여론조사 결과는 박빙이다. 여론조사 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11일까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로이 무어(사진) 공화당 후보가 더그 존스 민주당 후보를 4%포인트 안팎 차이로 앞서고 있다. 앨라배마주는 전통적으로 여당인 공화당의 텃밭이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앨라배마주 대법원장 출신으로 공화당 후보로 나선 무어의 성추문 의혹 때문이다. 지난 9월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의 지지를 바탕으로 후보 자리를 꿰찬 무어는 11월 초 성추문 의혹에 휩싸였다. 과거 30대 시절 10대 소녀를 성추행했다는 워싱턴포스트(WP)의 폭로를 시작으로 다수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추문이 불거졌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그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공화당 지도부는 이미 그에 대한 지지 의사를 철회했다.

민주당의 앨 프랭컨 상원의원이 사퇴하는 등 최근에만 성추문에 휩싸인 의원 3명이 잇따라 사퇴를 표명한 마당에 무어의 행보는 비판을 사고 있다. 앨라배마주를 지역구로 둔 공화당의 상원의원인 리처드 셸비 의원은 10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무어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같은 당의 팀 스콧 상원의원도 NBC방송의 일요 프로그램에 출연해 “무어가 선거에서 이기더라도 상원 윤리위원회 조사에 즉각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작 공화당 후보경선 당시 그를 지지하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적극적 지지 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앨라배마주에서 30㎞가량 떨어진 플로리다주 펜서콜라를 방문해 무어 지지를 호소했다. 트위터에도 무어 지지 글을 잇따라 올렸다.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10일엔 자동녹음전화인 ‘로보콜’을 통해 무어 지지 운동에 나섰다. 로보콜은 무작위로 전화를 돌려 수신자에게 미리 녹음한 음성을 들려주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이민과 범죄 근절, 수정헌법 제2조(총기소지 자유를 통한 자위권 보장) 보호, 낙태 반대 등을 위해 무어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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