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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中 크리스마스 마을 '이우'…노동자는 행복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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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중국의 '크리스마스 마을' 이우를 아시나요?

미국 ABC뉴스는 지난 4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초고속열차로 1시간 남짓 떨어진 도시 '이우'(Yiwu)의 소상품 도매시장 '이우 인터내셔널 트레이드 마켓'을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이우는 일명 '크리스마스 마을'로 불린다.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크리스마스 장식의 3분 2를 이 마을에 위치한 600개의 공장에서 생산하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2016년 9~2017년 8월) 생산한 크리스마스 장식을 돈으로 환산하면 30억 달러(약 3조3천억 원)에 이른다. 주문량이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30%)이고, 나머지 70%는 대부분 자국과 러시아, 남아메리카가 수입한다.

중국에서 크리스마스는 공휴일이 아니지만, 크리스마스를 춘절처럼 보내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이 말은 이우에서 크리스마스 장식이 더 많이 팔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우 중심부에는 이우 인터내셔널 트레이드 마켓이 있다. 5개 구역으로 나뉜 시장의 제1 구역에는 크리스마스 장식 전문 판매점 7만 5천 개가 자리했다. 크리스마스 몇 달 전부터 장식을 구매하려는 전 세계 소비자로 붐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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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BC뉴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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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 시장은 '메이드 인 차이나'의 시발점이다. 중국대륙에 개혁개방 물결이 일어나기 전부터 형성된 이 곳은 장난감, 속옷, 장신구, 가정용 전자기기 등 온갖 소상품을 판매한다. 덕분에 세계의 소상품(small commodity) 수도로 불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책에 따라, 중국은 이우와 마드리드, 테헤란, 런던, 프라하 등 여러 도시를 잇는 철도 노선을 개통했다.

그 결과, 이들 국가에 대한 이우의 수출규모는 눈에 띄게 증가했지만 값싼 노동력으로 무장한 다른 나라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생산비용을 줄이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ABC뉴스는 "이우의 크리스마스 장식 생산 공장 인력은 대부분 타지에서 온 이주 노동자다. 이들은 1주일 7일, 하루 13시간 일한다. 일당은 30달러(약 30만 원)"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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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디언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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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은 2014년 12월 19일자 '이우에는 눈도, 요정도 없다. 단지 600개의 공장만 있다'는 기사에서 크리스마스 장식 생산 공장에서 일하는 구이저우 출신 이주 노동자 부자(父子) 웨이(19) 군의 사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웨이 군은 붉은 가루가 풀풀 날리는 공장에서 매일 붉은색 폴리스티렌 눈송이 5천 개를 만들었다. 머리카락이 빨갛게 물들지 않도록 산타 모자를 써야 했고, 먼지 속에서 숨을 쉬기 위해 마스크 10개를 바꿔 써야 했다.

부자는 "일이 너무 고되다. 웨이의 결혼자금을 모았기 때문에 내년에는 고향으로 돌아가겠다. 붉은가루 통을 다시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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