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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트럼프 하루 4~8시간 TV 보고, 콜라10병 끼고 사는 ‘대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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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눈 뜨자마자 TV 시청 뒤 침대에서 트위터

NYT “트럼프에게 TV는 트위터 위한 탄환”

회의 중에도 뉴스 자막 훑고 자기 안 나오면 ‘불쾌’

켈리와 하루 10번 넘게 전화…스케줄·정책 전방위 상담

NYT “켈리, 트럼프 자유시간 축소해 트위터 줄이게 노력”

다이어트 콜라 하루 10병 마시고 ‘패스트푸드 사랑’



오전 5시30분쯤 잠에서 깬다. 눈을 뜨고 가장 먼저 잡는 것은 텔레비전 리모컨. 아무리 봐도 ‘가짜 뉴스’로 보이는 <시엔엔>(CNN) 뉴스 내용을 재료 삼아 자신의 ‘엑스칼리버’인 트위터를 휘두르기 위해 졸린 눈을 부릅뜬다.

10일 <뉴욕 타임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 지인, 의회 관계자 등 60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그의 하루 일상을 재구성했다.

아침부터 ‘트위터 사랑’ 트럼프 대통령의 하루는 이른 아침 침대에서 텔레비전을 보면서 시작된다. 그가 공식 석상에서도 거리낌 없이 “가짜 뉴스”로 부르는 <시엔엔>을 비롯해 <폭스 뉴스>, <엠에스엔비시>(MSNBC)의 아침 뉴스며 시사 프로그램을 챙겨본다. 트위터를 즐기는 그에게 뉴스는 소중한 재료다. 뉴스에서 받은 영감이며 분노를 놓치고 싶지 않아, 때로는 침대에서 나오지도 않은 채 아이폰을 손에 쥐고 베개를 깔고 엎드려 트위트를 올린다.

텔레비전에서 영감을 얻는 시간은 아침으로 제한되지 않는다. 회의 중에도 소리만 끈 채 텔레비전 자막에 신경을 집중한다. 이런 식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텔레비전 시청 시간은 하루 4~8시간에 달한다고 한다. <뉴욕 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텔레비전 방송은 트위트를 올리기 위한 “탄환”, 트위터는 자기 보호를 위한 “엑스칼리버”라고 했다. 트위터는 측근들이 수사를 받는 러시아 게이트 의혹 등 쏟아지는 각종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택한 주요 방어 수단이다.

다만 트위터를 사랑하는 만큼 보답 받지는 못한 것 같다. <워싱턴 포스트>는 올 한 해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리트위트된 상위 10개 글에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트는 하나도 오르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트위트는 3개나 순위 안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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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중엔 ‘켈리 없인 못 살아’ 일과 중에도 방송 뉴스와 트위터에 신경을 집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그나마 통제하는 것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뉴스에 2~3일 연속으로 등장하지 않으면 불쾌해할 정도라고 한다. 텔레비전 리모컨은 대통령 자신과 기술 부문 직원들 외에는 아무도 만질 수 없다. 혹시라도 놓친 뉴스가 있을까봐 녹화도 잊지 않는다.

<뉴욕 타임스>는 켈리 비서실장이 “대통령이 맹렬히 트위트를 올리는 자유 시간을 줄이려고 조용하고도 정중한 노력을 한다”고 전했다. 이는 켈리 실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에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서실장에게 하루에 10번 넘게 전화를 건다. 저녁을 먹거나 골프를 치면서도 네다섯 번 전화해 그날의 일정이며 정책에 대한 조언을 구한다고 한다. <뉴욕 타임스>는 “보좌관들은 트럼프가 켈리의 허락을 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켈리를 중요한 동료이자 자문역으로 본다고 했다”고 전했다.

다이어트 콜라 사랑…저녁은 스테이크 일상을 같이하는 대상은 켈리 실장뿐이 아니다. 하루에 10병도 넘게 마시는 다이어트 콜라며 패스트푸드가 항상 곁에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해 대선 당시 선대본부에서 일한 이들의 회고록을 인용해, 패스트푸드를 사랑하는 ‘대식가’로서의 면모를 소개했다. 대선 기간에 맥도날드에 들르면 햄버거 4개를 먹고 후식까지 챙겨먹었다고 한다. 선거운동을 하며 타고 다닌 전용기에는 맥도날드와 켄터키프라이드치킨의 먹거리가 넘쳐났다고 측근들이 털어놨다. 다이어트 콜라며 오레오, 감자칩 등 다른 간식거리도 쌓여있었다고 했다. 억만장자 대통령이 패스트푸드만 즐기는 건 아니다. 저녁 식사로는 속까지 잘 익힌 스테이크, 베이컨 조각을 듬뿍 얹은 샐러드를 즐겨 먹는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식사를 마치고 다시 텔레비전을 틀어 뉴스를 시청한다. 지인들과 통화하며 자신을 괴롭히는 러시아 게이트 특검에 대해 하소연하기도 한다. 잠자리에 들어 5~6시간 정도 숙면을 취하고 다시 일어나면 그의 ‘엑스칼리버’를 더 날카롭게 할 “가짜 뉴스”들이 침대로 배달될 것이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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