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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매경춘추] 다양성의 경제적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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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우리는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전 세계 거의 모든 대기업이 자사 정책에서 가장 부각시키는 말이다. 과연 현대사회의 기업 중 이를 부정하는 기업이 있을까.

그렇지만 '동등한 기회'는 해석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어떤 의미이든, '동등한 기회'는 중요한 주제이다. 우리 사회 면면을 반영하는 다양한 노동력은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 창의성 증진과 고객 취향 파악에 도움이 되고, 능력 있는 인재를 유치하고 그들을 근속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성별, 인종, 장애, 성적 지향에 대한 차별이 없는 포용적인 문화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는 전 세계에서 '커밍아웃의 날'을 기념한다. 성소수자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고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직장에서 '커밍아웃'을 할 수 있을 만큼 용기를 얻은 직원은 더욱 적극적이고, 회사에서 편안함을 느끼며 생산성도 높기 때문이다. 이는 개인에게도, 회사를 위해서도 좋은 일일 뿐만 아니라 회사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몇 해 전 쉘코리아에서 이 캠페인을 도입할 땐 조금 논의가 필요했다. "우리 회사에도 있다고? 누구?"라는 것이 첫 번째 반응이었다. 이는 좁혀야 할 간극의 존재를 보여주는 방증이었다. 개인의 신념을 바꾸자는 것이 아니다. 기업이 다양성을 가진 업무 환경을 제공하고 직원들에 대한 동등한 기회 제공을 장려하는 것에 관한 이야기다.

한국에서는 기회 균등에 관한 논의의 초점이 성 차별에만 맞춰져 있다는 느낌이 든다.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해 왜 한국에서 여성의 노동시장, 특히 기업 고위직급에서의 기여도가 낮을까?

풀기 어려운 이슈지만, 한 가지 개선 방안은 여성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쉘은 글로벌하게 16주 유급 출산 휴가 정책을 도입했으며, 쉘코리아도 내년 1월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회사 광고처럼 들리겠지만, 쉘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인재의 유치 및 유지를 위해 얼마나 고민하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다. 물론, 당연히 해야 하는 옳은 일이기도 하다.

포용력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노동력은 경쟁력의 원천이다. 여러분의 직장은 어떠한가?

[폴 다아시 쉘코리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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