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맥도널드 불매운동에 수천명 가두시위까지 ... 아시아로 번진 ‘반미 시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트럼프 ‘예루살렘 이스라엘 수도’ 발표에

무슬림 많은 아시아 국가들에서 반미 시위

이슬람국가(IS) 등 극단주의 세력에 기회

중앙일보

인도네시아의 반미 시위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동뿐 아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는 발표를 한 이후 중동을 넘어 아시아가 들끓고 있다. 세계 최대 무슬림국가인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이슬람교인이 다수인 국가가 여럿이기 때문이다.

무슬림이 전체 인구의 60%인 말레이시아에선 미국이 본사인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업체 맥도날드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고 있다. 말레이시아 일간 더스타는 10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맥도날드가 이스라엘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는 글이 퍼지며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맥도날드 측은 “이스라엘과 관계가 없다”며 극구 부인하고 있다. 이 나라 맥도날드 운영권을 가진 ‘게르방 알라프 레스토랑’의 아즈미르 자파르 이사는 “우리는 어떤 정치적, 종교적 갈등과도 관계가 없으며 (그 누구도) 지원하지도 않는다”고 밝히고 “(이곳의) 맥도날드는 100% 말레이시아 자본으로 세워졌으며, 무슬림의 지분이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또 “무슬림의 분노는 이해하지만 옳은 방식으로 싸워야 한다”며 “이런 거짓말에 대해 조처를 할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맥도날드 보이콧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탓이다.

앞서 8일에는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미국대사관 근처에서 트럼프의 예루살렘 수도 선언에 항의하는 거센 시위가 일기도 했다.

중앙일보

말레이시아에서 일어난 반미 시위.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 국민도 격분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 7일 자카르타 주재 미국 대사를 불러 항의의 뜻을 표했고, 지난 주말에는 미국 대사관 앞에서 팔레스타인기를 든 수천 명의 시민이 모여 미국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반미 시위는 다른 주요 도시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인구의 95%가 무슬림인 이슬람 국가 파키스탄에서도 분노는 폭발했다. 인디아투데이는 “8일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에는 트럼프의 결정에 항의하는 수천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며 “이들은 평화적으로 시위를 진행했지만, 미국 대사관 측은 미국 시민들에게 안전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현재는 평화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앞으로 격화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밖에 방글라데시 다카에서도 8일 항의 시위가 열리는 등 반미 시위는 무슬림이 있는 아시아 전역으로 번지는 기세다.

이같은 반미 시위에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것은 이번 ‘예루살렘’ 사태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등 테러 세력이 지지자를 재규합할 좋은 핑계가 될 수 있어서다. 인도 온라인매체 데일리오는 방글라데시를 그 예로 들며 “이곳에선 최근 강경 이슬람 조직인 ‘헤파자트’ 등 극단주의 세력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으며 이들은 ‘예루살렘’을 핑계로 힘을 키워나갈 것이다. IS, 알카에다도 마찬가지”라고 우려했다.

시리아와 이라크 등 거점에서 밀려난 IS 잔존 세력은 이미 필리핀을 중심으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남부 등 동남아시아로 향하고 있다. 필리핀 마라위는 IS가 섬을 수개월 점령하는 등 한차례 홍역을 앓았고 다른 지역의 치안도 불안한 상황이다. 유럽연합(EU)과 달리 동남아 국가들은 섬과 밀림 지역이 산재해있어 일단 극단주의 무장단체가 뿌리내리면 소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모바일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카카오 플러스친구] [모바일웹]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