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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주택가격·美금리·세제개편안, 회색코뿔소 리스크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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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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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조은임 기자] 6년5개월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한국은행이 달려오는 세 마리의 회색 코뿔소 리스크에 떨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에도 ▲진정되지 않는 주택가격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미국의 세제개편안에 따른 달러의 미국 회귀 가능성이 바로 그것이다.

회색 코뿔소는 개연성이 높고 파급력이 크지만 사람들이 간과하는 위험을 뜻하는 용어인데, 현 상황은 위험을 간과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11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한국의 가계신용은 1419조100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400조원을 넘어섰다. 가계부채 증가를 주도한 것은 주택담보대출이다. 3분기 은행의 가계대출은 15조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이 8조원,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7조원 늘었는데 모두 올해 최대치다.

정부가 부동산 대출을 규제하면서 주택대출 수요가 인터넷은행으로 많이 옮겨간 영향이 컸다. 올해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증가폭은 세계 주요 43개국 중 두번째로 빨랐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3.8%로 지난해 말 대비 1.0%포인트 증가했다. BIS가 자료를 집계하는 주요 43개국 중 중국에 이어 두 번째다.

이처럼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치를 찍고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생기면서 정부는 올해 하반기 들어 8ㆍ2부동산 대책과 10ㆍ24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 다양한 규제를 내놨다. 그러나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주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0.29% 오르며 올해 들어 두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 대책의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이 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면서 시장의 눈은 이제 통화당국으로 옮겨가고 있다. 정부의 정책 효과가 미진할 경우 결국 통화당국인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려 시장을 진정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도 내년 한국의 금리인상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요인이다. 오는 12∼13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미국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 확실시 된다.

내년에 연준은 2∼3차례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 워싱턴주재원은 최근 '미 연준 통화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연준이 2018년, 2019년에 2∼3회 인상하는 경로가 예견된다고 내다봤다.

미 FOMC는 2018년 3회, 2019년 2회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만약 미국이 내년에 기준금리를 2∼3차례 올리는데 한국이 1∼2차례만 올린다면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 금리보다 높아지는 역전현상이 발생한다.

더욱이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적자에서) 4조 달러를 해외에서 되가져와 오랫동안 돈을 벌지 못했던 미국 기업들에 쓰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금리역전과 함께 미국의 세제개편안 등으로 달러가 미국으로 빠져나가게 되면 한국은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기준금리를 빠르게 동반인상하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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