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Car] 꽁꽁 언 도로…눈꽃 드라이빙 돕는 `雪國用車`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볼보 크로스 컨트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눈이 시리도록 맑은 겨울 아침 드라이브는 상상만 해도 낭만적이다. 하지만 모든 낭만에는 현실의 제약이 발목을 잡는 법. 폭설과 한파로 인해 꽁꽁 얼어버린 도로 위를 달리는 일은 베테랑 운전자도 침을 꿀꺽 삼키게 만들 정도로 긴장감을 부른다.

현실의 제약을 넘어 고객에게 낭만의 순간을 제공하기 위해 자동차 업체들은 겨울 빙판길 위에서도 안전을 최대한 담보할 수 있는 '설국용차(雪國用車)'를 내놓고 있다. 가장 전통적인 것이 네 바퀴로 움직이는 4륜구동 기술이다. 전륜구동은 앞에서 차를 끌고 후륜구동은 뒤에서 밀지만, 4륜구동은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기 때문에 미끄러운 도로에서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4륜구동을 넘어서 각종 안전 제어 시스템을 도입한 설국용차들이 새롭게 얼굴을 내밀고 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1월 6세대 신형 그랜저를 출시하면서 지능형 안전기술인 '현대 스마트 센스(Hyundai Smart Sense)'를 최초로 적용했다. 여기의 핵심 기능 가운데 하나가 '후측방 충돌 회피 지원(BCA·Blind-Spot Collision-Avoidance Assist)'이다. 이는 뒤 차량이 빙판에 미끄러지는 불가피한 상황 속에서도 대처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그랜저에 탑재된 BCA는 기존 BSD(후측방경보시스템)의 경보알람 방식이 아닌 편제동으로 차량을 직접 제어해 주행 안전성을 확보했다. 추돌 가능성이 높아지면 단순히 '삐빅' 경고음만 울리는 것이 아니라 핸들과 액셀러레이터, 브레이크 등이 제어에 들어가는 것이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에는 전·후륜 구동력을 능동적으로 배분 제어하는 H-트랙(TRAC)을 적용해 불안정한 노면에서도 원활한 주행이 가능하다.

기아자동차는 스웨덴 북부 소도시 아리에플로그에서 프리미엄 세단 스팅어의 차량 제어 시스템을 담금질했다. 아리에플로그는 영하 40도까지 기온이 내려가는 혹한 지역으로 눈길과 빙판 등으로 인해 자동차와 노면의 마찰이 작아지는 구간이 많다. 저마찰 환경에서의 시험을 통해 스팅어가 정교한 핸들링과 안락한 승차감을 갖추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스팅어는 안정적 주행이 가능한 4륜구동에 첨단 시스템까지 더해 눈길 안전 운전을 돕는다. 가속과 코너링 상황 속에서 한쪽으로 쏠리거나 미끄러지는 현상을 방지하고, 전복 위험 속에서도 브레이크 압력과 출력을 제어할 수 있다.

독일차들도 강점인 기술력에 역량을 집중해 동계용 차량 개발에 힘쓰고 있다. 국내 최대 판매량을 자랑하는 메르세데스-벤츠는 더뉴-E클래스와 C클래스 등에 수준 높은 통제 시스템을 탑재해 4륜구동의 효율성을 더했다. 특히 전자식 주행 안정 프로그램(EPS)과 미끄럼 방지 조절장치(ASR) 등이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설명이다. 휠 속도와 휠 방향, 가속도, 조향각, 브레이크압 등 차량에 장착된 센서로 정보를 수집해 빙판길 노면에서 차량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자동 조절하는 것이다. 특히 위험을 감지하게 되면 엔진 토크를 줄이고, 1개 이상 바퀴에 제동을 걸어 안정적으로 주행하도록 돕는다. 메르세데스-벤츠 나이트 뷰 어시스트는 일종의 '보조 시각장치'다. 적외선 메인빔 헤드램프를 통해 주변 물체를 식별하기 때문이다. 벤츠의 '나이트 뷰 어시스트 플러스'는 룸미러 뒤편에 있는 적외선 카메라로 사물을 감지한 뒤 계기판을 통해 경고한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BMW는 X-드라이브를 통해 월동 준비에 나섰다. 2015년부터 선보인 새로운 7시리즈에서는 4륜구동에 뒷바퀴로 조향을 보조하는 통합형 스티어링을 장착했다. 전자장비에 의해 지능적으로 차량을 제어하는 X-드라이브 역시 각종 센서 정보를 취합해 최적의 구동력을 도출해낸다. BMW 7시리즈는 '천리안'도 달았다. 차에 장착된 나이트비전은 적외선 카메라로 전방 300m 범위의 사람과 동물 등을 눈에 잘 띄는 밝은색으로 디스플레이를 통해 보여준다.

오프로드 차의 강자 지프가 자랑하는 그랜드 체로키의 안정장치도 빼놓을 수 없다. 그랜드 체로키 역시 다른 차들처럼 4륜구동 시스템 '쿼드라 트랙'을 기본으로 장착했다. 센서를 통해 타이어 미끄러짐 현상을 조기 발견해 미리 접지력과 구동력을 조정하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전·후륜뿐 아니라 좌우 어느 한 바퀴에만 100%의 토크를 배분해 안정적인 빙판길 주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셀렉터레인 시스템도 빙판길 주행 도우미다. 그랜드 체로키 운전자는 주행 조건에 따라 샌드(Sand), 머드(Mud), 오토(Auto), 스노(Snow), 록(Rock) 등 5가지 모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모드에 따라 12가지 항목의 파워트레인과 브레이크, 서스펜션 시스템을 전자식으로 조절해 눈길이나 빙판길에서도 최적의 접지력을 확보해준다. 미리 원격으로 시동을 걸 수 있는 리모트 스타트 시스템은 추위를 많이 타는 운전자에게는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꼽힌다.

원조 빙국(氷國)인 스웨덴의 볼보도 겨울 나기에 적합한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우선 4륜구동에 오프로드 주행성을 극대화했다. 언덕에서 안정적인 주행을 보장하기 위해 '경사로 감속 주행장치(Hill Decent Control·HDC)'를 모든 차량에 기본으로 장착했다. 경사로 감속 주행장치는 자동변속기 1단 또는 후진 기어 상태에서 가속과 브레이킹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시스템이다. 최대 속도를 전진 기준 시속 10㎞로, 후진 기준 7㎞로 유지해준다. 미끄럽고 거친 내리막길에서 급격한 하중 이동으로 인한 사고를 방지해주는 것이다.

겨울철 시야 확보도 운전자 안전에 중요한 요소다. 볼보는 자동 히팅 기술을 적용해 효율성을 높였다. 실외 기온이 영상 7도 이하인 경우 자동으로 차량 전면부 유리와 스티어링 힐, 앞좌석에 열선이 가동된다. 겨울철 차량 운행에 가장 큰 골치인 앞유리 결빙을 빠르게 제거해 시야 확보를 돕는다.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서는 공기압 부족 현상을 수시로 알려줘 운전자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볼보코리아 관계자는 "겨울밤에 '쌍라이트'를 유지하면서 상대방 운전자의 눈부심 현상을 방지하는 기능인 '액티브 하이빔 컨트롤 2'도 볼보가 자랑하는 동계용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의 렉서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겨울철 안전운행에 필요한 수준급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렉서스 4륜구동 시스템 'E-FOUR'는 렉서스 RX450h와 NX300h에 적용됐다. 일상적인 도심 주행에서는 전륜만을 활용해 연료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겨울철 빙판길처럼 미끄러짐이 감지되는 상황에서는 자동으로 전륜과 후륜에 토크를 배분해 구동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RX350 가솔린 모델에는 다이내믹 토크 컨트롤 4WD 시스템이 적용됐다. 미끄럼 발생 전에 후륜에 토크를 미리 배분해 접지력을 향상시킨다. 핸들 조절도 원활히 해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강영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