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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대피훈련하는 하와이·도쿄 … 화생방사령부도 없애려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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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대응 신중 접근 필요하지만

핵공격 가능성, 대비는 철저해야”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화성-15형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핵 공격 대비 훈련에 대한 정부와 주변국의 반응이 천양지차다.

지난 1일 미국 하와이에서 북한의 핵 공격에 대비한 훈련이 실시된 데 이어 일본도 내년 도쿄에서 대피 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중국에선 언론들이 앞다퉈 핵전쟁에 대한 언급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대응은 딴판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7일 주변국의 대응에 대해 “청와대가 일일이 대응할 사안이 아니다”며 “현시점에서 피폭 대비 훈련 등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국 정부의 움직임은 북핵 상황을 관리하는 데 중요한 시그널이 될 수 있다”며 “직접 당사자인 한국은 주변국의 반응과 다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가 게재했다가 삭제한 ‘북한의 1차 공격 대상은 한국’이란 사설에 대해 “가정을 전제로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하거나 한반도의 평화·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언급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해당 언론사에 적절한 경로로 저희 뜻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의지도 없지만 핵 대피 훈련을 할 수 있는 여건도 아니라고 한다.

익명을 요청한 핵심 당국자는 “솔직히 북한의 핵 공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아 왔기 때문에 군에도 제대로 된 핵 대피 프로그램 등이 전무한 실정”이라며 “불과 두 달 전인 지난 10월 육군사관학교에 설치한 ‘핵·WMD(대량살상무기) 방호연구센터’가 사실상 대비책의 전부라고 할 수준”이라고 말했다.

핵을 포함한 북한의 화생방(화학·생물학·방사선 무기) 공격에 대비한 군대 내 조직도 해체를 앞두고 있다. 정부는 서울 올림픽을 앞둔 1988년 수도방위사령부 제1화학단을 창설했다. 그러다 월드컵을 앞둔 2002년 이를 국방부 직속의 ‘국군 화생방방호사령부’로 개편해 운용해 오고 있다. 그러나 여권의 한 핵심 인사는 “국방부 직속부대의 비대화 관련 비판이 잇따르면서 해당 사령부의 해체가 검토되고 있다”며 “그나마 3군의 화생방 역량을 모은 조직이 해체되면 핵 공격에 대한 방어 능력도 분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가 이번 달 핵 방호 시설 등에 대한 공청회를 준비하고 있지만, 국가적 차원의 대피 훈련과는 거리가 있다.

정영태 동양대 통일군사연구소장은 “북핵 위협의 당사국인 한국이 현시점에서 핵전쟁 발발을 전제로 한 움직임은 상당히 민감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사실상 핵 공격 가능성에 노출된 상황을 충분히 감안해 관련된 대비만은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태화·박유미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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