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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차요"… 낚싯배 생존자가 외친 필사의 'S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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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했던 인천 낚싯배 생존자 구조 과정

세계일보

사고 어선의 내부 모습.


“숨이 안 쉬어져요. 빨리 (구조대)좀 보내주세요.”

인천 영흥도 낚싯배 추돌 사고 당시 선실 '에어포켓'에서 구조된 생존자의 절박한 구조 요청 상황을 담은 녹취록이 7일 공개됐다.

생존자 심씨(31)씨와 이모(32)씨, 정모(32)씨는 에어포켓에서 2시간 43분을 버티다 해경에 구조됐다. 낚싯배 안에 있던 다른 낚시객 대부분은 구조 손길이 닿기 전에 숨졌다. 공개된 10차례의 통화 녹취록에는 뒤집힌 배 안의 '에어포켓'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생존자들의 절실함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낚싯배 선창1호(9.77t급)가 급유선 명진15호(366t급)에 들이받혀 뒤집힌 것은 3일 오전 6시 5분.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배가 순식간에 뒤집혔지만, 다행히 조타실 아래 작은 선실은 윗부분이 완전히 물에 잠기지 않아 숨을 쉴 수 있는 '에어포켓'이 형성됐다.

심씨는 “빨리 좀 와주세요”라며 다급하게 구조를 요청하다가 6시32분 7차 통화 후 자신의 위치를 담은 GPS 화면을 해경 휴대폰으로 전송했다. 심씨는 6시42분 영흥파출소 구조 보트가 현장에 도착하자 더욱 구체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알렸다.

그는 6시53분 8차 통화에서 “3명이 갇혀 있어요, 선수 쪽으로 와서 바로 구해 주세요”라고 구체적인 자기 위치를 알리며 구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영흥파출소 보트에는 수중 수색구조 능력을 갖춘 대원이 없었고, 심씨는 더욱 초조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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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해상에서 구조대원이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지 한 시간이 지난 오전 7시12분 10차 통화에서 심씨는 “(물이) 많이 차서 숨이 안 쉬어진다”며 호흡 곤란을 호소했다. 오전 7시42분 11차 통화에선 “물 차고 있어요. 숨이 참여 숨이”라며 긴박하게 얘기했다. 심씨는 해경 요구에 따라 구조대가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선체를 지속해서 두드렸고 구조물 같은 곳에 올라가 체온이 더 떨어지지 않도록 버텼다. 해경도 구조사들이 접근하고 있는 사실을 알리고 호흡을 천천히 하게 하는 등 심리적으로 안정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구조대는 신고를 한 지 2시간 36분만인 오전 8시 41분 조타실 하부 객실에 진입했고 7분 뒤 심씨와 일행들을 모두 구조했다. 해경은 구조에 오래 시간이 걸린 것과 관련해 그물, 낚싯줄이 뒤엉켜 진입로를 확보하기 쉽지 않았고 진입 과정에서 낚시객들의 시신도 다수 발견돼 조치하느라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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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인천구조대장은 “뒤집힌 배 위에 올라 바닥을 두들기며 생존자들과 계속 신호를 주고받았다”며 “빨리 구조해야 하는데 조류가 강하고 물이 탁한 데다 낚싯줄이 뒤엉켜 있어 진입로와 퇴로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해경은 사고 지점을 파악 못 해 신고자에게 계속 위치를 물어봤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녹취록은 심씨와 해경 상황실 간 총 11차례 통화(90분) 중 수사와 관련이 있는 통화내용을 제외한 6차례의 통화다.

인천=이돈성 기자 sport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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