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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이슈] '현대판 차르' 푸틴의 25년 장기집권 도전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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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2018년 대선 출마” / 서방제재·불황에도 지지율 85% / 당선 땐 스탈린 이후 최장기 기록 / ‘정적’ 나발니, 대선 출마 불가능 / 유력 경쟁자 없어 쉬운 승부 관측 / 투표날 크림 합병 4주년에 잡아 / ‘스트롱맨’ 면모 과시 의도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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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연방 대통령직에 입후보하겠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중부도시 니즈니노브고로드에 있는 자동차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내년 3월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러시아 초대 대통령인 보리스 옐친이 사임한 자리를 물려받은 푸틴 대통령은 내년에 6년 임기를 더 이어가면 총 25년을 집권하게 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쉽게 이길 것”이라며 “크레믈궁에 29년간 있었던 스탈린에 이어 러시아 현대사에서 두 번째 장기 집권자가 된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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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탈린 이어 두 번째 장기 집권

영국 일간 가디언은 공식적인 출마 선언이라면서도 “이 소식은 전혀 놀랍지 않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7 자원봉사자 상’ 시상식에서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나를 믿고 지지하느냐”고 되물었다. 참석자들이 한목소리로 “그렇다”고 답하자 그는 “조만간 출마 여부를 결정해 알리겠다”고 말했다. 몇 시간 후 자동차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출마를 공식화했다.

푸틴의 4선 도전은 지난 8월 예고됐다. 그는 시베리아 동부 브리야티아공화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 정착촌 주민이 “내년 대선에 출마해달라”고 요청하자 “생각해보겠다. 감사하다”고 답했다. 타스통신은 당시 “대선 출마를 검토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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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은 푸틴의 4선이 거의 확정적이라고 보도한다. 제1야당인 공산당 지도자 겐나디 쥬가노프, 민족주의 성향의 자유민주당 당수 블라디미르 쥐리놉스키, 자유주의 성향의 야블로코당 지도자 그리고리 야블린스키, 기업인 권리 보호 담당 대통령 전권대표 보리스 티토프, 여성 방송인 크세니야 소브착 등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지만 푸틴의 경쟁자가 될 만한 상대는 없다는 평가 때문이다. 1년 전 출마를 선언한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는 과거 지방정부 고문 시절 횡령 사건에 대한 유죄판결로 출마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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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그 선언’에도 굳건한 인기

푸틴이 장기 집권을 꿈꾸는 건 높은 지지도 때문이다. 가디언은 “푸틴이 내년 대선에서 당선될 것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총리 재직기간까지 더해 18년 동안 집권 중인 푸틴의 지지도는 85%에 육박한다고 NYT는 지적했다.

국제적인 저유가와 서방의 제재 등에 따른 심각한 경제난에도 인기가 높은 것은 ‘강한 러시아’를 원하는 국민의 애국심을 자극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우크라이나 분쟁에 개입해 크림반도를 병합하고,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내부 평가를 받고 있다. 매년 여름 선글라스를 끼고 웃통을 벗은 장면을 연출하는 것도 60대임에도 강한 체력의 ‘상남자’ 이미지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한 2014년 국제사회는 ‘헤이그 선언’ 등을 통해 비자 발급 중단, 자산동결, 금융거래 금지 등 대러 제재에 나섰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러시아의 입지만 키웠다는 분석도 있다. 푸틴 집권 이후 러시아가 미국과의 대척점에서 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는 국민 평가가 많다고 AP통신은 전했다.

NYT는 러시아 차기 대선일이 한 차례 변경된 끝에 내년 3월 18일로 정해졌다고 전했다. 이날이 크림반도 합병 기념일이라는 점에서 투표에 나선 국민에게 ‘크림 합병 4주년’을 강하게 어필하기 위한 장치라고 내다봤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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