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지 '올해의 인물'에 미투 운동가들 등 포함
"60년대 이후 우리 문화의 가장 빠른 변화 촉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매년 말 선정하는 '올해의 인물(Person of the Year)'에 선정된 '침묵을 깬 사람들(The Silence Breakers)'.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하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촉발한 여배우 애슐리 주드 등이 포함됐다. [A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매년 말 선정하는 '올해의 인물(Person of the Year)'에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하고 사회 변화를 이끌어낸 불특정 다수의 폭로자들이 선정됐다.
6일(현지시간) 발표에서 타임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캠페인 당사자들을 포함한 이들이 ‘거부의 혁명’을 통해 “지난 두달 동안에만 집합적 분노로 최고경영자(CEO)를 쫓아내고 실력자를 쓰러뜨리고 유명인의 명성을 떨어뜨렸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지난 10월 성추문 사실이 드러나 사회 전반적인 파문을 촉발시킨 하비 와인스틴. [A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4시간 만에 약 50만건의 트윗이 뒤따랐고 광범위한 폭로가 엔터테인먼트·언론계를 강타했다. 할리우드 스타 케빈 스페이시, 유명 앵커였던 찰리 로즈와 맷 라워 등이 줄줄이 사과문을 내고 일부는 자리에서 물러났다. 미투 파문은 정치권까지 흔들어 미 의회에선 여성 의원들이 직접 성희롱 경험을 토로하며 청문회를 열었다. 앨 프랭컨 상원의원 등 현역 정치인도 고개를 숙였고 앨라배마 보궐선거에 출마한 로이 무어 공화당 후보는 사퇴 위기에까지 몰렸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지역방송 라디오 앵커 리앤 트위든이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에 동참하며 폭로한 사진. 2006년 스타 코미디언이던 앨 프랭컨이 미군 위문 공연 후 귀국 비행기 안에서 곤히 잠든 트위든의 가슴을 움켜쥐는 포즈로 찍은 것이다. 현역 연방 상원의원인 프랭컨은 트위든의 폭로 직후 공개 사과했다. [사진 트위든] |
표지 사진에는 와인스틴 성추문을 고발한 영화배우 애슐리 주드 외에 차량 공유업체 ‘우버’의 엔지니어였던 수전 파울러,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등이 포함됐다. 파울러는 지난 2월 사내 성추행과 조직문화의 문제점을 폭로해 6월 트래비스 캘러닉 CEO의 사퇴를 초래했다. 스위프트는 4년 전 겪은 성추행 관련, 1달러짜리 손해배상소송을 벌여 지난 8월 승소한 뒤 성범죄 피해자들을 위해 거액을 기부한 바 있다.
지난 10월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공유하자는 미투 캠페인을 호소한 [사진 앨리사 밀라노 트위터]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에드워드 펠센털 타임 편집장은 이날 NBC 프로그램 ‘투데이’에 출연해 “우리 표지에 실린 여성들의 충격요법적 행동이, 다른 수백 명의 여성과 많은 남성들의 동조로, 1960년대 이후 우리 문화의 가장 빠른 변화 중 하나를 촉발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소셜미디어가 강력한 촉매제 역할을 했다"면서 "해시태그 '#미투'는 지금까지 최소 85개국에서 수백만 번 사용됐다"고 덧붙였다.
1927년 시작된 타임 올해의 인물은 주로 정치·기업인과 사회운동가를 선정하지만 올해처럼 일군의 무리를 뽑기도 한다. 2014년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바이러스 퇴치에 헌신한 ‘에볼라와 싸운 사람들’, 2011년 아랍 민주화 등을 이끌어낸 ‘시위자들’ 등이다. 2006년엔 월드와이드웹(www)으로 콘텐트를 만들어내는 '당신(You)'이 뽑혔다.
올해 최종 후보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버트 뮬러 미국 특별검사,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제프 베저스 아마존 CEO, 미국프로풋볼(NFL) 선수 콜린 캐퍼닉, 여성 감독 패티 젠킨스 등이 올랐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모바일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카카오 플러스친구] [모바일웹]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