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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감독 불신 커지는 프로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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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만 항의 가능’ 규정에

감독이 공개 표출 땐 제재 받아

권위적 모습 두고 “우병우 같다”
한국일보

심판이 경기 중 비디오 판독을 하고 있다.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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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현장에서 심판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KBL(한국농구연맹)이 2014~15시즌부터 도입한 ‘심판에 대한 항의는 주장만 가능하다’는 규정은 감독들의 거센 항의를 막기 위한 의도였지만 오히려 심판과 감독간의 불신을 더욱 키웠다. 감독의 항의를 원천 차단하는 심판의 모습은 권위적으로 농구 팬들에게 비춰졌다.

추승균(43) 전주 KCC 감독은 6일 서울 SK전에서 얼굴을 붉혔다. 3쿼터 막판 KCC 이정현이 속공 상황에서 상대 최부경을 페이크 동작으로 속인 뒤 골밑 슛을 넣었다. 이정현과 몸을 부딪친 최부경이 넘어지자 심판은 공격자 파울을 선언했다.

TV 중계 느린 화면으로 볼 때 이정현은 정상적으로 슛을 던지기 위해 올라갔지만 파울이 나오자 추 감독은 양복 상의를 벗어 던지고 강하게 항의했다. 추 감독에게 주어진 것은 테크니컬 파울. 해당 판정에 관한 설명을 듣지 못하는 추 감독은 벤치 앞에 서 심판을 응시할 수밖에 없었다. 전날 서울 삼성과 고양 오리온전 당시 삼성 이관희가 비슷한 슛 과정에서 오리온 전정규와 충돌했지만 파울 콜은 울리지 않았다.

추 감독은 경기 후 “할 말이 없다”며 “시소를 타는 상황에서 그런 장면이 나왔다. 말해서 뭐하겠나”라고 말을 아꼈다.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할 경우 KBL의 제재를 받기 때문에 속으로 끙끙 앓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 19일 인천 전자랜드와 원주 DB전에선 유도훈(50) 전자랜드 감독이 테크니컬 파울 2개를 받아 퇴장 당했다. 전자랜드 브랜든 브라운이 테크니컬 파울을 받자 유 감독은 설명을 요구하는 항의를 했는데, 마찬가지로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이에 유 감독은 목소리를 더욱 높였고, 또 다시 테크니컬 파울이 주어졌다. 유 감독은 결국 퇴장 당했다. 이후 KBL은 어김 없이 재정위원회를 열어 유 감독에게 제재금 100만원을 부과했다. 앞서 이상범(48) DB 감독도 지난달 11일 부산 KT전에서 판정에 불만을 품고 심판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는 이유로 제재금 3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KBL은 “리그 품위와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행위”라며 감독들에게 징계를 내리지만 정작 해당 상황을 야기한 심판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는다. 이에 프로농구 현장의 불만도 점점 커진다. 어떤 구단이든, 팬이든 심판 얘기를 안 하는 데가 없다. A감독은 심판의 권위적인 모습을 두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코스프레를 하는 것 같다”고 작심발언을 하기도 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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