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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동티모르 독립여행 1편-그럼에도 불구하고 딜리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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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티모르에 갔다. 20세기 아시아 최후의 식민국가를 끝내고 15년 전 독립을 이룬 그 나라에 발을 들였다. 이방인을 환대하는 여행시설은 둘째치고 자국민들의 생활 기반 시설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이곳에서 여행은 어째 어색하고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 나라에 찾아간 여행자 또한 어렵긴 매한가지. 이곳 사람들의 따뜻한 미소라도 없었더라면 이 나라에서 후다닥 발을 뺐을지도 모를 일이다. 동티모르 여행의 시작은 수도 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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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우 로바토 도로 위를 쌩쌩 달리는 미크롤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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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 너는 자유다

득달같이 달려드는 택시기사의 호객행위를 간신히 뚫었다. 일단 공항 주변을 벗어나 큰 도로가 보일 때까지 걷는다. 동상이 세워진 회전교차로가 나타나면 거기서 로컬버스를 잡아타고 도심으로 간다. 지난밤 인터넷에서 찾은 정보가 들어 맞는다면 이번 여행은 그야말로 일사천리다. 손님 하나 태우지 못하고 공항을 빠져 나온 빈 택시의 요란한 경적소리가 계속해서 여행자의 뒤를 쫓는다. 비행기에서 내린 10명도 채 되지 않는 외국인 손님을 서로 잡겠다고 혈안이 된 그들에게 어쩌면 텅 빈 택시는 예정된 결말이 아니었을까. 이 순간 옹고집쟁이 여행자가 할 수 있는 건 ‘당신의 결말을 바꿔주지 못해 미안하오’라는 말뿐이다. 내가 찾은 정보는 정확했다. 얼마 안가 큰 도로와 동상, 회전교차로에 이어 이 도시의 유일한 대중교통수단인 미크롤렛(Microlet)까지 차례로 시야에 들어왔다. 여행자도 예정된 결말을 향해간다.

딜리국제공항의 정식명칭인 ‘프레지던트 니콜라우 로바토(Presidente Nicolau Lobato)’는 도심을 연결하는 메인 도로까지 뻗어 있다. 공항명은 동티모르 국가 영웅 니콜라우 도스 레이스 로바토(Nicolau dos Reis Lobato)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16세기부터 400여 년간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아온 동티모르는 1974년 포르투갈의 식민지 포기선언으로 1975년 11월28일 독립선언과 함께 동티모르민주공화국 수립을 단행했다. 이를 이끈 지도자가 바로 니콜라우다. 그는 동티모르의 초대 국무총리를 지냈다. 허나 열흘 뒤인 12월7일, 인도네시아 군대가 동티모르 전역을 침공하고 강제 점령하면서 독립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니콜라우는 1978년 인도네시아 특수부대의 습격을 당해 총에 맞아 죽을 때까지 민족과 국가독립을 위해 살다 간 인물이다. 그리고 1999년 8월 끈질긴 저항 끝에 동티모르에서 인도네시아 군대가 철수하고, 2002년 5월20일 30년이 지나서야 동티모르민주공화국은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일직선으로 곧게 뻗은 니콜라우 로바토 도로 위를 미크롤렛은 잘도 달린다. 만원버스 안 낯선 이방인에게 쏠린 낯선 시선이 싫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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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가를 따라 크리스토 레이로 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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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 너는 평화다

딜리가 건설된 건 포르투갈의 식민 지배가 시작된 1520년의 일이다. 오랜 세월 포르투갈령 티모르 섬의 수도 역할을 해온 이 도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인들에 의해 점령되고, 이후 인도네시아의 침공에 따른 게릴라전이 발발한 곳이다. 특히 1991년 11월 인도네시아 군대가 평화행진을 하던 동티모르인 수백 명에게 총기를 난사해 300여 명이 사망하고 200여 명이 실종된 ‘딜리 집단 학살’은 이 도시가 영원히 잊지 못할 슬픈 역사다. 5세기가 넘는 긴 시간 동안 자신의 땅을 여러 차례 빼앗기고 주인 행세를 하지 못했던 이 도시 그리고 사람들.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자신의 집을 되찾은 동티모르 사람들에게 딜리는 이제 ‘평화의 도시’의 다른 이름이다.

해가 지기 전 ‘크리스토 레이(Cristo Rei)’를 찾았다. 도심에서 13km 떨어진 딜리 지구의 꼭대기, 파투카마(Fatucama) 반도 끝에 바다를 마주보고 자리한 예수 동상을 보기 위해서다. 호스텔 직원이 알려준 대로 10번 미크롤렛을 타고 해변 근처 농산물시장 부근에 내려 12번으로 갈아탔다. 여기서부터 미크롤렛은 해안가를 따라 달린다. 승합차처럼 생긴 미크롤렛은 정해진 정류장 없이 승객이 원하는 위치에 세울 수 있는데, 차 안에 따로 하차 벨은 없다. 천장에 매달린 봉에 동전을 두들겨 내는 쇳소리가 하차 벨을 대신한다. 입구에 도착하자 해는 이미 바다를 붉게 물들이기 시작했다. 예수 동상까지 500여 개의 계단을 서둘러 오른다. 계단 주변을 에워싼 앙상한 나뭇가지를 보고 있노라니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우리나라 여름과 같은 이곳의 날씨가

시기상으로 초겨울이라는 한 현지인의 말이 이제야 수긍이 간다. 허겁지겁 계단을 오르느라 온몸을 축축하게 적신 땀이 그새 꽁꽁 얼어붙은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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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동상을 만나기 위해 오른 500개의 계단, 딜리를 굽어살피는 예수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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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것들

딜리를 넘어 동티모르 전역을 굽어살피는 예수의 자비로움을 계단 끝, 꼭대기에 이르러 비로소 만났다. 이 예수 동상은 1996년 동티모르가 인도네시아에 통합된 지 20주년을 기념해 수하르토(Suharto)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 의해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선물 받은 것이다. 27m 높이의 동상 몸체를 완성하는 데만 30명의 노동자가 투입돼 꼬박 1년을 들여 제작되었다고 한다. 일몰 풍경을 배경으로 예수의 웅장한 위용에 넋을 잃은 여행자 주위로 운동복 차림의 현지인들이 모여든다. 거친 숨을 고르고 땀을 뻘뻘 흘리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그들로부터 잠시 낯선 도시에서 낯익은 일상을 마주한다.

일몰 후의 도시는 금세 암흑 속에 잠긴다. ‘동티모르 최대 도시’라는 타이틀이 어둠과 함께 사라지고 없다. 도심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여행자를 실어줄 친절한 미크롤렛은 보이지 않고, 현지인으로부터 이미 운행시간이 끝났다는 말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저만치 소형 트럭 한대가 입구 주차장으로 들어와 우회전 한 뒤 도심 방향으로 핸들을 튼다. 단번에 히치하이킹 성공이다. 아이와 어른으로 뒤섞인 트럭 짐칸에 겨우 엉덩이를 붙이고 앉는다. ‘네 형제와 그들의 아이들, 아이들의 동네 친구들까지 모두 모여 큰 형의 새 차 구입을 축하하고 시승식에 나섰다’는 이들의 상황 설명이 끝나자 질문은 여행자에게 집중됐다.

“왜 동티모르에 왔어요?”

“여행하려고요.”

“혼자서요?”

“네.”

“비즈니스나 봉사활동을 목적으로 외국인이 오는 건 많이 봤지만 여행을, 그것도 혼자서 온 외국인은 처음 봤어요. 왜 동티모르를 여행지로 선택했어요? 다른 나라도 많은데 말이죠.”

“신생독립국을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하고 싶었어요.”

“우리나라에 관심을 가져줘서 기뻐요. 이곳에 와줘서 고마워요.”

하얀 이가 드러나 보이게 웃으며 그는 분명 “와줘서 고맙다(Thank you for coming)”고 했다. 그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현지인의 입을 통해 ‘환영한다’는 말은 숱하게 들었어도 자신의 나라에 와준 것에 고마워하는 말을 들은 건 처음이었다. 게다가 그의 진심이 문장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예상치 못한 것에서 또 한번의 깨달음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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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동티모르의 미래다

편도 차선인 이곳의 도로사정이 영 익숙지 않다. 미크롤렛 한번 잘못 탔다가 반대편 차선을 찾지 못해 왔던 곳으로 다시 되돌아오는 데만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정확히 말하자면 한 시간 가량을 헤맨 뒤 회전교차로에서 빠져 나온 반대편 차선의 미크롤렛을 타고 10분 만에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다. 페르타미나 부두로 향하는 9번 미크롤렛을 이번엔 제대로 잡아 탔다. 한낮의 찌는 듯한 무더위를 뚫고 딜리 최고의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레테포호(Letefoho Specialty Coffee Roster) 카페’에 가는 길이다.

19세기 초 동티모르에 처음으로 커피가 도입되었다. 커피수출산업을 확립하려는 포르투갈 정부의 야심 찬 계획에서 시작되었는데, 19세기 중반까지 커피는 동티모르의 주요 수출품으로 각광받았다. 이후 인도네시아 통치시대, 투자가 전무했던 동티모르 커피산업은 2000년대 들어 비로소 활개를 치게 되고, 동티모르가 독립국으로 전환한 뒤 커피산업은 이들의 주요 경제적 기반이 되고 있다. 연간 1만4000여 톤을 생산하는데, 이는 동티모르 수출액의 98%를 차지한다. 아라비카 커피콩의 비중이 70%에 달하며 동티모르 중부 산악지역인 에르메라(Ermera) 지구가 커피의 주요생산지다. 동티모르에서 일반사람들이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품목이 커피다 보니, 이들 농민들의 자립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커피원두는 전 세계 기업과 공정무역을 중심으로 유통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YMCA에서 운영하는 공정무역 피스 커피(Peace Coffee)가 대표적이다.

번잡한 도심에서 몇 블록 떨어진 카페는 바다를 배경으로 자리한다. 에르메라 지구의 ‘레테포호(Letefoho)’ 마을 커피농장에서 재배한 원두로 커피를 만드는데, 거의 대부분이 커피농가인 마을 주민들에게 더 나은 삶과 생활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1년 카페는 문을 열었다. 이 카페를 세운 비영리단체 ‘피스윈즈재팬(Peace Winds Japan)’은 커피농가들이 제값 받고 원두를 판매해 공정한 수익창출이 이뤄지는데 집중했다. 이를 기반으로 질 좋은 커피가 지속적으로 생산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나간 것이다.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 부문에선 세계적으로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던 동티모르 커피수출량은 2003년 2.5톤으로 출발해, 2012년 스페셜티 커피 수출량을 200톤으로 끌어올렸다. 이곳의 스페셜티 커피는 카페를 찾는 소비자뿐 아니라 생산자의 입맛까지 만족시키며 더 나은 미래와 세상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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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마주보고 자리한 레테포호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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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 포트 등대


▶등대에서 바라본 도시

몇 년 전 인도 서부의 한 사막지역을 여행한 적이 있다. 낙타 사파리 가이드의 집에서 하룻밤 머물던 날, 외국인을 보겠다고 찾아온 동네주민들이 가이드의 집 마당과 대문, 담벼락을 넘어서까지 장사진을 쳤었다. 사막마을 주민들에게 외국인을 보거나 만날 기회가 거의 전무했던 탓에 먼 나라에서 온 여행자들은 순식간에 동물원의 원숭이가 되는 호사 아닌 호사를 누려야 했었다. 그런데 그때의 그 기억이 불현듯 여기 딜리에서 떠올랐다. 길을 걷을 때, 미크롤렛을 탈 때,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면 장사진까지는 아니어도 외국인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계속 여행자를 쫓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이런 호사는 상황을 떠나 어찌됐든 유쾌한 경험이다.

일몰 시각에 맞춰 딜리 포트 등대로 향했다. 며칠 전 이곳을 다녀간 친구 크리스가 말하길, 등대 타워 입구는 닫혀 있지만 관리인한테 허락을 받으면 오를 수 있다고 했다. 해가 질 무렵 등대 꼭대기에 올라 바라보는 도시의 전경이 몹시 아름답다며 꼭 가보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딜리항에서 서쪽으로 1km 떨어진 서쪽 해변에 위치한 이 등대는 높이 17m의 철 구조물로 된 팔각형 탑이다. 등대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관리인으로 보이는 제복을 입은 젊은 남성이 휴대폰게임에 한창 빠져 있다. 인기척에 휴대폰에서 눈을 떼고 고개를 든 남성은 단박에 활짝 웃으며 이방인을 반긴다. 손짓 발짓으로 의사표현을 끝내자 그는 친절하게 닫힌 문을 연다. 그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등대 타워 꼭대기에 오른다. 크리스의 말마따나 딜리는 아름다운 도시다. 이 아름다움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자유는 어쩌면 이방인이라서 가능한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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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꼭대기에 올라 바라본 딜리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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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가 밝힌 딜리의 시간

등대와 작별한 뒤 해변 바윗돌에 앉아 막바지 일몰을 감상하고 있는데, 한 소녀가 바윗돌의 나머지 빈 공간을 채운다. 가방에서 노트를 꺼낸 그녀는 무언가 적기 시작한다. 얼마간 흐른 뒤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무엇을 적고 있어요?”

“아, 일기예요. 거의 매일 해질 무렵 이곳에 앉아 일기를 써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거든요.”

“이 장소는 당신에게 어떤 의미예요?”

“글쎄요. ‘평화, 희망’ 같은 단어가 떠올라요.”

서로 통성명을 나눴다. 소녀의 이름은 ‘아브란테스(Abrantes)’였다. 이 도시에 대한 그녀의 생각이 궁금해 물었다.

“그렇다면 딜리는 당신에게 어떤 도시예요?”

“제가 태어나고 자란, 앞으로 살아갈 도시죠. 아직 딜리도, 동티모르도 딱 잘라 정의 내릴 수 없어요. 아직은요, 시간이 필요해요.”

“왜 그렇게 생각해요?”

“가진 게 없으니까요. 지난 5월에 동티모르 네 번째 대통령이 선출됐어요. 시간이 가면 갈수록 사람들은 새 대통령이 일을 잘하나 못하나 판단하려고 들어요. 그런데 전 잘잘못을 따질 형편이 아직은 못 된다고 봐요. 우리에겐 대통령만 있어요. 각 정부 부처나 관계기관, 지자체 등의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아요. 우리에겐 시간이 필요해요. 게다가 같은 나라 같은 장소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할아버지와 아버지, 아들 각 세대마다 언어도 문화도 다른 걸요. 딜리는 그런 곳이에요.”

포르투갈 식민통치 아래 살아온 할아버지 세대는 포르투갈어와 그 나라의 문화를, 인도네시아 식민통치 아래 살아온 아버지 세대는 인도네시아어와 그 나라의 문화를, 독립국으로서 동티모르 국민으로 살아가고 있는 아들 세대는 이들의 자국언어인 테툼어와 그들만의 문화를 습득하고 사용한다는 게 아브란테스의 설명이었다. 전 세대를 한데 아우르고 통합하는 데도 시간은 필요해 보인다. 그렇다. 딜리에서 시간은 모든 걸 치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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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 거리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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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Box | 딜리 여행 정보

-찾아가기 딜리행 비행기는 인도네시아 발리와 싱가포르, 호주 다윈 세 곳에서만 운항한다.

여행비자 동티모르는 비자가 필요한 나라다. 한국인의 경우 딜리국제공항에 도착해 도착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 비자수수료는 미화 30달러이며, 여행을 목적으로 30일간 체류가 가능하다. 비자신청서에 체류기간을 적는 난이 있는데 굳이 정해진 일정이 아니라면 넉넉히 30일로 적는 것이 좋다. 명목상 30일간 체류가 허용되지만 담당자는 신청서에 적힌 체류기간을 여권에 표기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시내교통 본문에서 얘기했듯 딜리의 대중교통수단은 미크롤렛이 전부다. 1번부터 12번까지 있으며, 각 번호마다 컬러가 다르다. 예를 들어 1번은 빨간색, 2번은 진한초록색, 3번은 연한초록색 등등 현지인들 사이에선 번호보다 컬러로 미크롤렛을 구분한다. 탈 때 운전사에게 행선지를 묻자. 손짓발짓해가며 친절히 대답해줄 것이다. 요금은 미화 25센트, 즉 한화 300원 가량이다. 요금은 내린 뒤 운전석 창문으로 운전사에게 건네주면 된다. 잔돈은 미리 챙기는 게 좋다. 딜리에선 택시 이용도 가능하다. 노란색 차량이 공식적인 택시지만 이곳에선 자신의 자가용을 이용해 택시운전을 하기도 한다. 공항에서 도심으로 가는 택시요금은 미화 5달러로 정해져 있어 흥정은 어렵다. 다만 시내에서 택시를 이용할 때는 반드시 가격을 묻고 흥정을 끝낸 뒤 타야 한다. 시내를 오가는 요금은 대개 미화 2~3달러 정도다. 택시 또한 요금은 차에서 내린 뒤 지불하자.

-인터넷 4성급 이상의 호텔이 아니라면 딜리에선 숙소에서 와이파이 사용이 거의 불가능하다. 와이파이 설치 비용이 워낙 높아 호스텔에선 엄두를 못 낸다. 배낭여행자를 위해 호스텔에선 무료로 심카드를 제공하는데, 동티모르를 짧게 여행할 거라면 무료 심카드를 충전해 이용하는 게 좋다. 그러나 일주일 이상 머물 예정이라면 직접 인터넷 회사에 가서 심카드를 구입해 사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도심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티모르호텔 옆 건물 티모르텔레콤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인터넷 데이터에 따라 요금 선택이 가능한데, 인터넷 용량은 최저 200MB부터 30GB까지, 가격은 미화 1달러에서 100달러까지 다양하다.

-여행하기 딜리에 대한 여행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다. 한국어로 된 여행가이드가 없다 보니 구글이나 해외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얻는 것이 대부분이다. 필자의 경우 이 웹사이트(visiteasttimor.com)를 통해 도움을 많이 얻었다. 현지에서 정보를 찾는 것도 가능하나, 로컬의 상당수가 자신의 집을 벗어나 동티모르의 다른 지역으로 여행한 경험이 전무해 그들로부터 여행자가 원하는 정보를 얻기란 쉽지 않다. 오히려 여행루트에 혼란을 끼칠지도 모른다. 단, 그들이 들려주는 그들의 도시, 마을에 대한 이야기는 동티모르를 이해하는데 꽤 유용했다. 딜리에는 외국인 여행자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공식적인 여행안내소가 없으며, 딜리에 관한 여행정보나 여행상품은 다이브 트렉&캠프(Dive Trek&Camp East Timor, 주소: R. de Nu Laran, Dili) 여행사를 통해 얻을 수 있다.

[글과 사진 추효정(프리랜서 여행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07호 (17.12.1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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