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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밥상에 늘 올라오는 김, 수출 시장에선 '식품업계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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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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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생활 속 경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권 기자,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아침 뉴스 보면서 학교 가기 전에 혹은 회사 가기 전에 아침밥 준비하시는 데들 많을 텐데, 따끈한 밥에 식탁 위에 까만 김 하나만 있어도 굉장히 든든하단 말이죠. 그런데 이 김을 요새 우리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외국 사람들도 그렇게 많이 찾는다고요?

<가자>

요즘 김에 붙은 별명이 식품업계의 반도체입니다. 초코파이, 컵라면 이런 우리나라 식품들이 해외에서 인기 있다는 얘기는 많이 보셨을 텐데요, 요즘 화제로 부상하고 있는 건 단연 김입니다.

지금 보시는 저 김으로 가득 찬 진열대가 한인 마트가 아닙니다. 미국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트레이드조 같은 대형 마트 진열대입니다.

저게 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서 수출한 김 스낵, 그리고 지금 뉴스 보면서 반찬으로 드시고 있는 조미김 있잖아요. 그냥 그 김을 통째로 잘라 넣은 봉지제품입니다.

우리나라 김을 원래 많이 수입하는 일본, 중국, 이런 동북아뿐만 아니라 저렇게 미국을 중심으로 서구권에서 김을 찾으면서 수출이 급속도로 늘고 있는 겁니다.

지난해 매출 보면 미국 수출액이 중국보다 많고요. 일본 수출액을 거의 따라 왔습니다.

어제(6일) 해수부가 올 11월까지 수산물 수출 누적액을 발표했는데요, 상위 10개 품목 중에서 7개 매출이 줄었는데 김만 지난해보다 50% 가까이 성장했습니다.

사실 수산물 수출을 보면 최근 늘 참치가 1위고요. 그다음 오징어, 그러다 김이 몇 년 전부터 오징어를 제쳤거든요.

올 상반기에 드디어 참치를 잠깐 제치고 반짝 1위도 했습니다. 이러다 김이 내년에는 50년 만에 1위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도 나옵니다.

<앵커>

재미있네요. 김 같은 경우에 서양인들이 이렇게 넣었을 때 붙는 걸 싫어한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많이 달라졌나 봐요?

<기자>

사실 먹는 거라는 인식 자체가 아예 없었죠. 블랙 페이퍼, 검은 종이 같다고 하면서 코리아타운 같은 데서 먹는 걸 보고 낯설어하는 식품이었는데 한식, 그리고 일식이 서구권에서 고급음식으로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일부 계층부터 익숙해지기 시작했고요.

특히 2010년을 전후해서 김이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그러면서도 살이 찌지 않는 건강식으로 방송이나 연예인들 그리고 푸드 저널리스트 같은 사람들 통해서 소개가 많이 됩니다.

건강을 생각하고 좀 앞서가는 식생활을 한다고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먼저 대중화되면서 지금도 계속 확장 중이고요.

재밌는 게 서구권에서는 조미 김을 지금 보시는 애기처럼 그냥 들고 과자로, 스낵으로 먹습니다. 감자칩이나 나초 대신 김, 향신료 대신 김, 이런 식으로 자기들 레시피 개발을 계속하고 있어요.

미국이 본사인 우리나라에도 많은 커피전문점이 있는데 거기 가면 김 과자가 카운터에 있거든요. 이게 우리나라에 특화된 게 아니고 미국 점포들에도 다 깔렸습니다.

그리고 페이스북 같은 실리콘밸리 회사들이 우리로 따지면 탕비실에 김 스낵을 줄줄이 내놔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김덕술/김 수출 전문회사 대표 : 1994년에 미국에서 열린 식품박람회에 갔을 때는 2천2백여 개 회사 중에 김을 들고 온 회사가 한 곳뿐이었습니다. (바이어들이) 김을 쳐다보지도 않고 돌아갔는데, 2015년에 가서 보면 서로 달라고 줄을 서고요. 그만큼 김을 인식하고 있고….]

<앵커>

그런데 이게 문제는 그런 데서 김을 살 때 김이라고 안 쓰여있다면서요? 외국에서는?

<기자>

네, 아까 잠깐 보신 제품 보면 그래서 '김'자가 들어간 우리나라 제품도 있긴 한데, 사실 외국에서는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김 수출 실적이 훨씬 높은데도 불구하고 노리라는 일본 이름으로 훨씬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7월에 전 세계 식품규격을 정하는 코덱스라는 기구에서 우리나라 김을 세계 표준으로 정했습니다. 김에 파래나 매생이를 섞는 우리나라 제조법을 표준으로 받아들인 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여기 올린 이름이 레버 프라덕트, 이게 세계적으로 김의 공식 명칭이 됐거든요.

이걸 김치처럼 딱 김이라고 올리지 않은 게 특정한 나라에서 쓰이는 이름이 아닌 일반적인 명칭을 공식명칭으로 한다는 게 세계 기구 원칙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레버 프라덕트가 대중적인 이름이 되긴 좀 힘들 것 같고 서구권에서는 계속 노리로 유명하거든요. 우리나라 기업들이 계속 생산력에서 앞서면서 '김'이라는 이름이 좀 더 알려질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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