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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미얀마의 빈 라덴' 위라투 "로힝야 거론한 교황은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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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최고사령관 신뢰…아웅산 수치는 국가 종교·정체성 위협 인물"

연합뉴스

반무슬림 정서 조장 급진 불교지도자 위라투[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국제사회가 로힝야족 사태를 사실상 종족학살(genocide)로 규정하고 미얀마 정부를 압박하고 있지만, 미얀마 내 급진 불교도들은 최근 자국을 방문한 교황과 자국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등을 싸잡아 비판하면서 '반(反) 로힝야' 정서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미얀마 독립언론인 이라와디는 극우성향의 미얀마 불교단체인 '마 바 타'(Ma Ba Tha, 민족종교 보호를 위한 애국연합)의 지도자 위라투가 최근 방글라데시를 방문해 로힝야족을 직접 언급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판했다고 6일 보도했다.

그동안 미얀마 내 반무슬림 정서를 부추기면서 '불교계의 빈 라덴'이라는 별칭을 얻었던 위라투는 이라와디와 인터뷰에서 "교황은 미얀마 방문 전후에 로힝야라는 표현을 썼다"며 "그는 종교 지도자의 지위를 이용해 정치인처럼 행동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교황은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로힝야족 문제를 거론해왔다.

로마 가톨릭 교회 수장으로는 처음으로 지난달 미얀마 방문 당시에는 로힝야족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이어 방문한 방글라데시에서는 로힝야족 난민 대표를 만났고 로힝야족이라는 표현도 썼다.

미얀마 방문 당시 로힝야족을 거론하지 않은 교황은 난민과 국제인권단체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위라투는 "로힝야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것이 인권침해냐? 이 나라 사람들이 로힝야라는 표현을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교황도 그랬던 것"이라며 "외교적인 행위에 대해 할 말이 없지만, 교황이 이 나라 방문을 전후해 로힝야라는 표현을 쓴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또 위라투는 미얀마 정부 산하의 불교원로회의 격인 '마하 바하 나야까'(마 하 나)가 종교갈등을 조장하는 이 단체를 불법 단체로 규정한 것과 관련, 정부의 실권자인 수치를 비판했다.

그는 "마 하 나가 발표한 성명 한 장에 우리를 불법단체로 규정한 것은 진실을 외면한 행위다. 마 바 타가 불법단체라면 소송을 하면 된다. 우리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위라투는 "우리가 탄압을 받으면 결국 불교와 미얀마의 정체성이 다른 종교와 외국인으로 대체될 것으로 믿는다"며 "나는 그녀를 이 나라의 종교와 정체성을 위협하는 인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라카인주에서 벌어진 미얀마군과 로힝야 반군 간의 유혈충돌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는 정부와 군부에 대해 "이 문제에 관해 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 소수종족을 집단학살로부터 지키겠다는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을 신뢰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위라투는 또 "국가의 정체성을 지키는 문제에 있어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은 군 최고사령관"이라며 "국제사회가 이들을 제재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잘못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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