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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교황 '로힝야' 발언에 뿔난 미얀마…"말바꾸는 도마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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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서 말바꿨다"…들끓는 SNS

"미얀마 국민 존중했다" 긍정 평가도

뉴스1

1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대규모 미사를 집전한 프란치스코 교황.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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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진 기자 = 미얀마 소셜미디어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로힝야' 언급에 분노한 여론으로 들끓고 있다고 3일 AFP통신이 보도했다.

현지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1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로힝야족 난민들을 '로힝야'라고 직접 칭한 점을 이중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아웅 서 린이라는 페이스북 이용자는 교황을 향해 "그는 날씨에 따라 색이 바뀌는 도마뱀 같다"며 "그는 종교 지도자임에도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영업사원이나 브로커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 린 마웅이라는 한 이용자는 "교황은 성인(聖人)이지만 그는 미얀마에서 무엇인가를 말한 뒤, 다른 나라에서는 말을 바꿨다"며 "그가 진실을 사랑한다면 같은 것을 말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로힝야족은 불교 국가인 미얀마 북부 라카인주(州)에 주로 거주해 온 이슬람 소수 민족으로 그동안 박해받아 왔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8월 말 로힝야족 반군 소탕을 명분으로 대대적인 군사 작전을 벌였다. 62만명이 넘는 로힝야족이 이웃국인 방글라데시로 도피하는 사태가 발생해 국제사회로부터 '인종 청소'라는 비판을 받았다.

미얀마에서 로힝야족은 불법 이민자를 의미하는 '벵갈리'로 불린다. 이런 이유로 미얀마 카톨릭계는 정치·종교적인 반감을 이유로 교황에게 '로힝야'란 단어 사용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었다.

교황은 지난달 27~29일 미얀마 방문시 우회적으로 로힝야족을 언급했다. 그러나 1일 방글라데시에서 로힝야족 난민들과 직접 만남을 갖고 "오늘날 신의 존재는 로힝야로도 불린다"고 말했다.

또 이날 로마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교황은 로힝야족 난민들과의 만남에서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이어 미얀마 국민 앞에서는 로힝야족에 대한 지원을 간접적으로 알렸지만, 국가 지도자들과의 사적 만남에서 이를 비교적 자유롭게 표현했다고 암시했다.

일각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비공식 정당인 '135 애국당'의 마웅 쓰웨이 춘 대표는 "이는 교황이 미얀마 국민들을 존중한다는 걸 의미한다"며 "그는 방글라데시에서 그 단어를 많이 사용하지 않았고, 인권 단체를 위해 단 1번 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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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방글라데시 수도에서 교황을 만난 로힝야족 난민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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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o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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