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휴대전화 다단계업체, 알뜰폰 진출 시도…정부ㆍ업계 ‘촉각’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봄코리아, 이지모바일 모회사 전환사채 인수 약정

- 다단계 방식 알뜰폰 영업까지 이어질지 주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휴대전화 다단계 업체가 알뜰폰 기업의 모회사 지분 인수를 시도하고 나섰다. 지난해 휴대전화 다단계 영업방식이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이동통신3사가 다단계 영업을 중단하고 알뜰폰 사업 시도까지 좌절되자 우회로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시도가 다단계 방식의 알뜰폰 영업까지 이어질지 정부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일경산업개발은 지난 29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봄코리아를 대상으로 3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회사는 기존 발행대상자의 납입이 수차례 연기되면서 발행대상자를 봄코리아로 변경하고, 29일 전환사채 인수약정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헤럴드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납입일은 내달 27일이며, 전환사채의 주식 전환 청구 기간은 내년 12월 27일에 시작한다. 사채만기일은 오는 2020년 12월27일이다. 만약 봄코리아가 30억원을 모두 주식으로 전환한다면, 지분율 15.52%로 대주주에 올라서게 된다. 현재 일경산업개발의 대주주는 김형일 일경산업개발 회장으로 5.58%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일경산업개발은 알뜰폰 업계 5위, 가입자가 60만명에 달하는 이지모바일의 100% 모회사다. 이지모바일은 군장병 서비스를 특화하며 대기업 계열이나 이통사 자회사가 아닌 중소사업자로 알뜰폰 업계에서 선전해왔으나, 최근 경영난을 겪으며 한때 고객센터와 홈페이지 업무가 마비되기도 했다.

봄코리아는 다단계 업체 IFCI가 사명을 바꾼 기업이다. 지난 2014년부터 LG유플러스와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고 다단계 방식으로 이동통신 영업을 해왔다.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제재가 이어지고 국회 등에서도 휴대전화 다단계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면서 LG유플러스가 다단계 영업을 중단하자 사업에 차질을 빚었다.

이후 봄코리아는 대리점 계약 대신 알뜰폰 업체로 등록하고 LG유플러스의 망을 빌리는 방식으로 다단계 영업을 계속하려 했으나 LG유플러스는 이를 거절했다. 이에 봄코리아가 정부에 제기한 재정신청에서 방통위는 LG유플러스의 손을 들어준 상태다.

휴대전화 다단계 판매 자체는 방문판매법에 따른 합법적인 영업방식이다. 또, 알뜰폰 역시 다단계 판매를 금지하는 조항은 없다. 그러나 휴대전화 다단계는 정보에 어두운 노인층에 고가요금제와 특정 단말기를 강요하는가 하면, 취업을 미끼로 대학생, 취업준비생 등을 다단계에 끌어들이며 사회적 문제가 됐다.

정부와 업계에서도 봄코리아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태다. 만약 봄코리아가 다단계 영업방식으로 알뜰폰을 판매하려 해도 이지모바일에 망을 빌려주는 KT가 이를 허용할지 미지수다. KT는 이미 지난해 다단계 영업을 중단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관계자는 “휴대전화 다단계 판매가 합법인데다, 일반 기업의 지분 인수를 정부가 막을 수는 없다”면서도 “전환사채 인수는 대부분 목적이 지분 인수인데다, (봄코리아가) 이미 다단계 방식의 알뜰폰 사업을 시도한 적이 있는 만큼 순수하게 재무적인 목적의 투자라고만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단계가 아닌 일반적인 알뜰폰 사업을 하다가 지분을 팔수도 있고 다른 다단계 판매와 통신을 섞을 수도 있긴 하겠지만, 알뜰폰 자체가 서비스에서 이윤을 내기 어려운 터라 어떠한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김호일 봄코리아 대표는 “이사회 의결 사항으로 공시가 났으나, 알뜰폰 진출 여부 등 구체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기 곤란하다”며 “향후 계획에 대해 아직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yuni@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