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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낙태죄 논란` 조국 수석, 천주교 직접 찾아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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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29일 이용훈 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장을 만나 최근 '낙태죄 폐지'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조 수석과 이 위원장이 면담한 후 이어진 브리핑에서 "청와대의 청원 답변 내용 중 교황님의 말씀은 관련 기사(내용)를 압축하는 과정에 실수가 있었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생명 존중이라는 천주교회의 입장을 겸허하게 청취했다"며 "오늘 면담은 상호 유익한 대화였다"고 말했다. 이번 면담에는 청와대 가톨릭 신자 모임인 청가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박 대변인도 동석했다. 천주교 측에서는 생명윤리위원회 총무인 이동익 신부와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인 지영현 신부가 배석했다. 이 위원장은 청와대 측에 "조 수석이 교황님의 발언을 인용한 부분이 상당히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하다"고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천주교 측은 이날 면담으로 더 이상 조 수석의 발언을 문제 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동익 신부는 면담 후 언론과 통화하면서 "청와대가 실수를 인정하고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이 문제는 마무리됐다고 본다"면서 "더 이상 요구는 없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지난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20만명 이상 동의를 얻은 '낙태죄 폐지' 청원에 답하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신중절에 대해 '우리는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이에 천주교 측은 조 수석이 교황 발언을 왜곡했다며 강력히 항의했다.

천주교 측은 교황의 발언이 2013년 8월 이탈리아 잡지와 인터뷰하면서 나온 것으로, "가톨릭 교회가 교리를 선포할 때 핵심적 부분에 집중해서 선포할 필요가 있다며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이 인터뷰에서 낙태 문제를 두고 "교회의 가르침은 명확하다"며 낙태에 반대하는 가톨릭 교회의 기존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게 천주교 측 설명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조 수석 발언과 관련한 논란을 보고받고 "(천주교계가) 오해하지 않도록 잘 설명하라"고 지시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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