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이슈]"도대체 다스는 어떤 회사 입니까"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사업 넓히는 MB 아들, 차명재산 논란 재점화...다스 전 경리팀장 "MB가 실소유주"]

"그런데 다스는 누구 겁니까."

이 질문이 포털 댓글과 SNS를 점령 중이다. 지난해 매출 1조2727억원(이하 연결기준)을 기록한 다스는 경북 경주에 본사를 둔 자동차 시트 제조 기업으로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왔다.

다스의 실소유주 논란은 이미 네 차례에 걸친 검찰과 특검에서 '이 전 대통령과 관련이 없다'고 결론이 나온 사안이다. 이 전 대통령도 자신과의 관련을 부정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BBK 주가조작 피해자(장용훈 옵셔널캐피탈 대표)가 검찰에 이 전 대통령 등을 검찰에 고발하고, 다스 내부에서 이 전 대통령의 아들인 이시형 다스 전무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실소유주 논란이 재점화됐다.

머니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스 실소유주가 왜 중요?…MB 형이 최대주주=
다스는 BBK 주가조작 사건과 떨어질 수 없는 회사다. 2008년 정호영 특검의 중요 수사 목표도 ‘BBK 주가조작과 다스 차명 보유’다.

BBK 주가조작은 다스가 2000년 재미동포 김경준이 세운 투자자문회사 BBK(이후 옵셔널벤처스)에 190억원을 투자하면서 시작된다. 이후 김경준은 다스에게 50억원만을 돌려주고 나머지 투자자금 등을 들고 미국으로 도망갔다. 다스와 소액투자자는 김경준에게 각각 소송을 제기하는데 소액투자자는 승소하고, 다스는 패소한다.

하지만 김경준에게 돈을 돌려받은 곳은 다스다. 김경준은 다스에게 140억원을 돌려주는데, 이 과정에 이 전 대통령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번 검찰고발도 이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외에도 다스는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도곡동 땅 실소유주 문제, 2012년 내곡동 사저 구입 문제 등에도 얽혔다. 그때마다 검찰과 특검은 다스는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만약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면 앞에 언급된 사건들을 재조사해야 하고, 이 전 대통령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현재 다스의 최대 주주는 이 전 대통령의 큰 형인 이상은 다스 대표(84)다. 이 대표는 이 전 대통령의 처남인 김재정씨와 함께 1987년 다스(당시 대부기공)를 설립했다. 2009년까지만 해도 최대주주는 김재정씨(48.99%)였고, 이 대표는 2대주주(46.85%)였다.

하지만 2010년 김씨가 사망하면서 큰 폭의 지분 변동이 일어난다. 김재정씨의 부인인 권영미씨가 상속세를 주식으로 납부하면서 현재 다스의 지분구조는 이 대표(47.26%), 권영미(23.6%), 기획재정부(19.9%), 청계재단(5.03%), 김창대 청계재단 감사(4.02%)가 나눠 갖는 형태가 됐다.

머니투데이

◇세력 넓히는 MB 아들…MB 친인척으로 구성된 車 시트 제작 그룹=
이번 다스 실소유주 논란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 전무(39)가 중심에 있는 것이 앞선 논란과 사뭇 다르다.

이시형 전무는 2010년 8월에 다스에 과장급으로 입사했는데 2015년 전무에 오르는 초고속 승진을 했다. 여기에 다스가 보유한 중국법인 4곳의 대표를 추가로 맡고 있다.

올 초에는 감사보고서에 내부회계관리자로 이름을 올렸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내부회계관리자는 회사가 지정하는데, 보통 등기 이사가 맡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시형 전무는 아직 다스의 등기(사내)이사로는 이름을 올리지 못한 상황이다.

이시형 전무가 초고속 승진을 하는 사이 이 대표의 아들인 이동형 부사장의 위상이 약해진 것도 눈길이 가는 부분이다. 이동형 부사장은 총괄부사장까지 오르며 회사의 실질적인 2인자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부사장으로 강등됐다. 일부에서는 이시형 전무의 내부 장악이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임을 반증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함께 이시형 전무의 자동차 부품사 설립과 적극적인 인수·합병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시형 전무는 에스엠이라는 회사를 2015년 설립했고, 지난해와 올해 다온, DMI 등 시트 부품사를 에스엠을 통해 인수했다. 지난해 다스는 에스엠과 다온에서 총 305억원어치의 부품을 사들였다. 취재 과정에서 머니투데이는 에스엠이 지난해 에스디하이텍이라는 부품사도 인수한 것을 새롭게 확인했다.

이외에도 다스는 이동형 부사장이 지분 49%를 보유한 아이엠(214억원), 권영미씨가 64%의 지분을 가진 금강(1265억원)과도 지난해 거래를 했다. 다스를 중심으로 이 전 대통령 친인척이 거대한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초에 보유 중인 다스 주식을 13.14%(3만8800주), 3.39%(1만주), 3.39%(1만주)로 쪼개서 매물로 올렸다. 최초 입찰 때는 주당 최저입찰가격이 약 242만원이었으나 6차례 유찰이 되면서 최저입찰가격이 주당 145만원까지 떨어졌다.

다스의 발행주식이 총 29만5400주임을 감안하면 현재 회사의 가치는 약 4300억원으로 추정된다. 유찰되기 전 첫 매물 가격으로 추산하면 7164억원에 이른다. 자동차 업계에서 시트 사업은 알짜로 꼽힌다. 차량에 공급되는 시트의 가격은 약 200만원으로 파워트레인(엔진+변소기) 다음으로 비싼 부품이다.



머니투데이

감사보고서에 내부회계관리자로 이름을 올린 이시형씨 /출처=감사보고서


◇다스 전 경리팀장 "MB가 실소유주"…기술력은 있는 기업=
다스에서 2001~2007년까지 경리팀장을 지낸 채동영씨는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재직 당시 다스 내부에서는 이 전 대통령을 실소유로 보는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호영 특검 조사에서 '다스가 이 전 대통령 소유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당시 분위기상 그렇게 말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채씨는 "인터뷰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며 "(경영상황을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눈치가 어렴풋이 있었다"고 전했다.

수상한 자금흐름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채씨는 "경리팀은 (수상한 자금흐름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며 "이동형 부사장은 2008년 BBK 특검이 끝나자마자 회사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이 전 대통령 재임기간동안 다스의 특혜 성장에는 다른 의견을 내놨다. 그는 "다스는 시트 부분에서 기술력과 노하우가 있는 회사"라며 "당시 현대차가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협력사인 다스도 컸다"고 설명했다.

다스의 매출 규모는 이 전 대통령 재임 5년 동안 매출이 4540억원(2008년)에서 8570억원(2012년)으로 88.8%로 늘었다. 이 시기는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량이 418만대에서 712만대로 급증한 시기다. 차량 시트를 제작하는 대원산업의 경우 매출이 2008년 2090억원에서 2012년 6467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