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조윤선, 보수단체 지원 지시 의혹 놓고 법정 공방(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특검, '수석께서 도우라 해' 허현준 이메일 공개

趙 측 "許, 수석에 직접 보고·지시받는 관계 아냐"

뉴스1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News1 허경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이균진 기자 =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이 정무수석으로 재직하던 당시 청와대 행정관에게 영화 '다이빙벨' 상영에 반대하던 보수단체를 지원하도록 지시했는지를 두고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조 전 장관 사이에 공방이 벌어졌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조영철) 심리로 24일 열린 김기춘 전 비서실장(78)과 조 전 장관 등에 대한 재판에서 특검팀은 허현준 전 청와대 행정관(49)이 보수 성향의 '차세대문화인연대' 대표 최공재씨와 이런 내용으로 주고받은 이메일을 공개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허 전 행정관은 최씨와 이메일을 주고받은 이유에 대해 "업무의 일환"이라고 답했다. 국민소통비서관실 행정관으로서 시민단체 관련 사항을 파악하고 민원 등을 듣고 해결해주는 게 업무 원칙이었다는 것이다.

이날 특검팀은 최씨가 2014년 9월4일 허 전 행정관에게 보낸 '차세대문화인연대, 부산국제영화제 다이빙벨 상영 자제 요구'라는 성명서를 첨부한 이메일을 공개했다. 당시 이메일 본문에는 "초안입니다, 읽어보시고 수정할 사항을 말씀해주시면 수정해 바로 뿌리도록 하겠습니다"고 적혔다.

특검팀은 허 전 행정관이 최씨를 통해 보수단체의 시각에서 본 문화계 동향을 보고받고, 좌파 배제 차원에서 영화 '다이빙벨' 상영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하려 했던 것으로 본다.

특검팀은 이후 2015년 6월1일 허 전 행정관이 최씨에게 보낸 이메일을 공개했다. 이메일에는 "우리 (조윤선) 수석께서는 부산영화제에서 다이빙벨이 상영됐던 당시 차세대문화인연대를 보면서 '저 단체를 도우라'고 하셨다"고 적혔다.

뉴스1

허현준 전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 행정관 © News1 허경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 전 장관이 보수단체를 지원하라고 청와대 행정관에게 지시했다는 내용의 이메일에 대해 허 전 행정관은 "제가 표현을 과하게 했다"며 "정관주 당시 국민소통비서관이 했던 게 맞는 것 같은데, 제가 이를 격상해서 (최씨에게는) '우리 수석께서'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특검팀은 "당시 차세대문화인연대가 성명서를 발표한 날짜는 (조 전 장관이 정무수석으로 재직하던) 2014년 9월14일이었다"며 "정 전 비서관이 부임한 건 2014년 10월2일로, 차세대문화인연대의 다이빙벨 관련 활동 이후에 부임했는데 이를 어떻게 알겠느냐"고 반박했다.

특검 측은 "정 전 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분명히 조 전 장관이 차세대문화인연대를 지원하라 지시했다'고 진술했다"고 강조했다.

허 전 행정관은 "당시 (조윤선) 수석이 제게 직접 이 단체를 도우란 지시를 한 적은 없다"며 "회의에서 고생하는 단체에 대해 격려하는 일반적인 말은 했는데, 그 말을 제가 격상해서 최씨에게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 전 장관 측 변호인은 "허 전 행정관은 업무상 정무수석에게 직접 보고하거나 지시를 받는 관계가 아니다"라며 "실제로 수석에게 이런 말을 들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최씨에게 힘을 불어넣는 차원에서 수석도 해당 단체에 관심갖고 있다고 쓴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허 전 행정관은 수긍하며 "단체를 격려하는 차원에서 '수석께서는'이라는 단서를 달아 붙인 것"이라고 밝혔다.

themoon@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