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정책 랠리’ 코스닥 장중 800선…“실적 봐야” 경고등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10년 만에…정부 활성책에 투자심리↑

기관들 선제 매수로 지수 급등

“추가 상승, 기업 성장성에 달려”

내달 연기금 투자발표도 주목



한겨레

24일 코스닥 지수는 10년 만에 800선 고지를 탈환한 뒤 밀고 당기기를 거듭하다 결국 다시 800선을 내줬다. 한국거래소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코스닥 지수가 10년 만에 장중 800선 고지를 밟았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방안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급이 좋아지며 ‘정책 랠리’가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거품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코스닥 지수는 개장 직후 800선을 돌파하며 장중 803.74까지 올라 2007년 11월7일 이후 10년 만에 800선을 되찾았다. 그러나 단기 급등에 따른 경계 심리로 차익 매물이 나오면서 코스닥 지수는 4.06(0.51%) 내린 792.74로 장을 마쳤다.

그동안 세계 증시 동반 상승 국면에서 소외됐던 코스닥은 최근 정부의 정책 기대감에 투자심리가 살아나며 강세로 반전했다. 금융당국은 지속적으로 코스닥에 청신호를 보내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초청으로 열린 최고경영자(CEO) 대상 간담회에서 “코스피와 코스닥 종목을 균형있게 반영한 벤치마크 지수를 개발하고 두 시장 간의 경쟁을 촉진해 기관투자자들을 코스닥 시장으로 유인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혁신기업의 코스닥 시장 진입을 위해 상장제도 전반을 재정비하고 관련 투자자와 기업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 제공도 기획재정부와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달 초 정부가 ‘혁신 창업 생태계 조성 방안’을 내놓자, 시장에선 김대중 정부 시절의 벤처 열풍 재현으로 ‘제2의 새롬기술’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발표 예정인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관건은 연기금의 투자 확대 유도에 있다. 현재 코스피의 2% 수준인 국민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을 5%까지만 올려도 3조6천억원의 자금이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증권가는 추산한다.

한국거래소는 ‘코스피 200’에 일부 코스닥 종목도 집어넣는 통합지수를 개발 중이다. 여기에는 바이오와 정보기술주 비중이 75%에 달하는 ‘코스닥 150’ 지수의 종목이 30~40%가량 편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기관들이 ‘코스닥 150’ 지수의 움직임을 따르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선제적으로 매수하면서 코스닥 지수가 급등했다. 기관 입장에선 코스닥 개별 종목보다는 상대적으로 실적이 괜찮은 대형주 중심으로 구성된 지수에 투자하는 게 위험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코스닥 150’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제약업종 등의 주가만 가파르게 상승해 거품 논란을 빚게 됐다.

글로벌 펀드의 투자자금 배분 기준이 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지수(MSCI)의 한국지수가 지난 14일 변경된 것도 영향을 줬다. 코스닥 시총 2, 3위 종목인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신라젠이 한국지수에 편입돼 외국인들의 매수를 촉발했다.

코스닥의 수급은 호전되고 있지만 주가 상승을 정당화할 수 있는 실적 개선 여부는 아직 물음표다. 지난 3분기 코스닥 상장사들의 실적은 전분기에 견줘 호전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기업의 실적이 4분기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내년부터는 이익증가율이 코스피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소비자심리지수가 약 7년 만에 가장 높게 나오고 사드 갈등이 누그러지는 등 내수경기가 서서히 반등할 여건이 갖춰지고 있어서다.

하지만 코스닥을 ‘정상적인 시장’이라고 볼 수 있느냐는 의문은 여전하다. 순이익이 적자인 회사가 셋 중 하나꼴이다. 회계 투명성과 주주 환원 측면에서도 코스피 시장에 한참 뒤진다. 김한진 케이티비(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의 추가 상승 여부는 기업의 성장성 등 실적에 대한 검증과 정부의 모험자본 조달 육성책의 실효성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짚었다.

한광덕 선임기자, 박수지 기자 kdhan@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사람과 동물을 잇다 : 애니멀피플] [카카오톡]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