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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허재號, 내친김에 만리장성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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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슛을 쏘고 있는 전준범. [사진 제공 = 대한농구협회]


오랜만에 농구 열기가 타오르기 시작했다. 축구 A매치는 12월까지 기다려야 하고, 야구 국가대항전도 모두 끝난 시기에 허재 감독이 이끄는 농구 국가대표팀이 선전을 펼쳐서다. 그 무대는 바로 2019년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이다.

대표팀은 지난 23일 뉴질랜드 웰링턴에서 열린 원정 1차전에서 홈팀 뉴질랜드를 86대80으로 꺾으며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이제 두 번째 상대는 같은 날 중국 난징에서 홍콩을 96대44로 대파한 중국이다. 원정에서 돌아온 대표팀은 26일 오후 7시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펼쳐질 중국과의 2차전을 준비하고 있다. FIBA 세계랭킹 34위인 한국은 중국(24위) 뉴질랜드(27위) 홍콩(82위) 등과 아시아·오세아니아 A조에 있다. 각 조 상위 3개팀이 2라운드에 나가고, 2라운드에 나선 12개팀 중 중국을 포함해 8개팀이 월드컵 본선에 나가는 방식이라 쉴 틈이 없다.

일단 분위기는 좋다. 무엇보다 허 감독이 추구하는 '한국형 농구'가 빛을 발했다. 비록 평균 신장은 작을지라도 빠른 패스 플레이와 고감도 3점슛을 살리는 방식이다. 실제로 대표팀은 장신 군단 뉴질랜드를 맞아 리바운드 싸움에서는 33대40으로 밀렸지만 어시스트 27개를 기록하면서 14어시스트를 기록한 뉴질랜드보다 훨씬 더 조직적인 방식으로 득점했다. 3점슛 역시 10개나 성공시키며 7개를 넣은 뉴질랜드를 압도했다.

어떤 한 선수에게만 공격이 집중되지 않는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장점이다. 1차전의 영웅은 3점슛 8개를 던져 6개를 꽂아넣으며 22점을 기록한 '명품 식스맨' 전준범(울산 현대모비스)이었지만 다른 선수들이 침묵한 것은 아니었다. 14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한 오세근(안양 KGC)과 역시 14점을 올린 이승현(상무)은 골 밑에서 힘을 보탰고, 2m 장신 포워드 최준용(SK)은 가드로 변신해 수비력을 강화했다. 경기를 끝낸 이정현(전주 KCC)도 빼놓을 수 없는 수훈 선수다.

물론 중국은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농구 강국. 하지만 이번에는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해볼 만하다. 개최국 자격으로 이미 출전권을 획득한 중국은 예선에 온 힘을 쏟을 필요가 없어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한국으로서는 2연승으로 앞서나갈 기회를 놓칠 이유가 없다. 오랜만에 홈팬들에게 국가대표팀 경기를 선보이는 자리이기도 하니 더욱 승리가 간절하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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