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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화성의 ‘흐르는 물’은 모래입자 흐름” 새 주장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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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15년 NASA 연구진 ″경사면에 소금물 흐름 증거″

2017년 NASA 다른 연구진 ″지형분석 결과 모래흐름″

최종 확인 위해선 후속 연구와 탐사 필요할 듯



한겨레

2015년 미국항공우주국(나사)는 화성의 헤일 분화구에서 흘러내리는 100m가량 길이의 어두운 색 줄기들이 소금 성분을 함유한 흐르는 물인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밝혔다. 영상은 나사와 제트추진연구소, 애리조나대 과학자들이 만든 것으로 가상 색으로 처리됐다. 나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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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화성에 ‘흐르는 물’이 있다는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의 발표를 사실상 뒤집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화성의 흐르는 물’의 존재는 현재로선 유보적이며 앞으로 더 많은 확인 연구가 필요할 듯하다. 최근 나사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들이 물의 흐름이 있는 곳으로 지목된 화성 표면의 지형을 분석해 ‘현재 화성에 물의 흐름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다른 해석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9월 말, 나사는 “오늘날의 화성에 액체 물이 흐른다는 증거를 확인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내용의 화성 관측과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에 나사 연구에 참여한 애리조나대학 등 연구진은 화성 표면에서 어두운 띠 모양의 줄기들이 비탈을 타고 내려오는 지형이 있으며, 이 줄기들에 소금기의 소금수화물이 덮여 있다는 스펙트럼 분석 증거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지난 15년 동안 이런 현상이 따뜻한 계절에 나타났다가 추운 계절에 사라지는 반복적인 패턴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이 지역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사선(RSL, 반복경사선)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런 발견 보고는 현재에도 화성에 생명체가 살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큰 주목을 받았으며, 세계 언론매체들이 주요 기사로 이 소식을 전했다. 이 결과는 당시에 과학저널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발표됐다.

그런데 따뜻한 계절에 나타나는 이런 지형의 특징이 사실은 액체 물의 흐름이 아니라 응집성 없는 모래 입자들의 흐름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또다른 나사 소속 연구진의 다른 분석 결과가 최근 나왔다.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실린 이 논문에는 2015년 논문에 참여했던 애리조나대학 달과행성연구소 연구자도 공저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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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사가 공개한 영상. 화성 표면의 경사면에서 관측된 물의 흐름은 사실 모래 입자들의 흐름일 수 있다는 다른 연구결과가 나왔다. 나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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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2015년 연구진이 주로 사용했던 스펙트럼 분석과 다른 방법으로 화성의 경사면 지형을 분석했다. 이들은 지형학 분석 모형을 이용해, 관측된 경사면의 지형 특성이 바람의 작용에 의한 응집성 없는 모래 입자들의 흐름과 일치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연구진은 ˝따뜻한 계절에 나타나고 소금수화물이 검출된 점은 초기에 물의 역할이 일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렇지만 액체 물의 양은 적거나 없는 듯하다˝˝고 밝혔다. 현재의 화성 표면은 여전히 건조하고 황량하다는 것이다.

나사가 발표한 연구결과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진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0년 12월 나사 연구진은 '지구 생명체의 6대 구성물질 중 하나인 인(P) 대신에 독성물질인 비소(As)를 써서 디엔에이(DNA)를 구성하는 새로운 생명체를 발견했다'는 요지의 논문을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해 큰 주목을 받았지만 곧이어 큰 논란을 겪어야 했다. 당시 논문의 데이터와 해석이 올바른지를 두고서 일부 과학자들이 잇따라 문제를 제기하자, 논문을 실었던 <사이언스>는 반년 만에 나사 연구진의 논문을 반박하는 여덟 건의 글과 나사 연구진의 해명을 온라인판에 실었다. '비소 미생물 논문' 논란은 나사의 과장 홍보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발견된 과학적 증거를 어떻게 적절히 해석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관련기사 링크: ″의문 키운 NASA '비소 미생물' 본격논쟁 국면으로″〕

오철우 선임기자 cheolwoo@hani.co.kr



2015: “현재 화성에 흐르는 물 있다” 논문 초록 (우리말 번역)

화성 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는지 그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화성에 생명체가 현존할 수 있게 하는 수문학적 주기와 잠재력을 이해하는 데 중심적인 문제이다. 주변 지형들과 비교할 때 빛 반사율이 낮고 좁은 줄무뉘로 나타나는 반복경사선(RSL, Recurring slope lineae)은, 온도가 약 절대온도 250-300K에 달하는 따뜻한 계절들 동안에 아래쪽 경사 방향으로 점차로 나타나 커진다. 이는 쉽게 변하는 종들의 일시적 흐름과 일치하는 패턴이다. 반복경사면의 형성을 설명하는 데에는 소금물의 흐름(또는 스며듦)이 제안되어 왔으나, 액체 물이나 소금수화물의 직접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에 우리는 화성정찰위성(MRO)에 탑재된 화성용 소형정찰영상분광기(CRISM)가 반복경사선이 존재하는 네 곳을 관측해 얻은 스펙트럼 데이터를 분석했다. 우리는 반복경사선이 가장 넓게 나타나는 계절들 동안에 네 곳 모두에서 소금수화물의 증거를 찾았다. 이는 수화의 원천이 반복경사선의 활동에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가 검출한 스펙트럼 흡수선의 특징과 잘 일치하는 소금수화물은 과염소산 마그네슘, 탄산 마그네슘, 과염소산 나트륨이다. 우리의 연구결과는 화성에서 오늘날에 일어나는 물 활성의 결과물로서 반복경사선이 형성되었다는 가설을 강력하게 뒷받침한다.

〔Nature Geoscience 8, 829?832 (2015), doi:10.1038/ngeo2546〕





2017: “모래 입자의 흐름…물 흐름 거의 없다” 논문 초록 (우리말 번역)

화성 협곡과 같은 지형학적 특징에 기초해, 화성에 최근 액체 물이 흘렀다는 견해가 제기되어 왔다. 반복경사선(RSL)은 오늘날 화성에 액체 물이 스며들 수 있는 후보 지역이다. 이곳에는 계절별로 주변보다 더 어두운 흐름이 나타난다. 그러나 그런 지형의 형성 메커니즘은 아직 불분명하다. 지형학적 분석에 따르면, 반복경사선의 말단 경사는 바람 작용의 의한 활성의 모래 언덕에 있는 응집성 없는 모래 입자 흐름의 정지 각도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화성 협곡 지대의 일부인) 이오스 카스마(Eos Chasma)에서, 선형 길이는 폭넓게 다양하게 나타나며 더 넓은 각도의 경사인 경우에는 그 길이가 더 길어져, 물 기원(water source)의 모형과 일치하지 않는다. 이런 관측 결과는 반복경사면이 입자 흐름임을 보여준다. 따뜻한 계절에 두드러진다는 점과 소금수화물이 검출된 점은 초기단계에 있었을 물의 일부 역할과 일치한다. 그러나 액체 물의 양은 적거나 없을 듯하기에,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해 (인간의 방문으로 지구 미생물이 화성을 오염할 수도 있다는) 행성 보호와 관련한 우려는 완화된다.

〔Nature Geoscience (2017), doi:10.1038/s41561-017-0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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