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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늦은 밤, 신들의 축제를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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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별여행사와 함께 캄보디아 파헤치기 ①]

CBS노컷뉴스 트래블팀 장효진 기자

노컷뉴스

물이 반사돼 더욱 신비로움을 풍기는 앙코르와트 사원. (사진=작은별여행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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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도시, 앙코르와트. 앙코르 왕족의 유적들이 신비로운 기운을 뿜어내며 광활한 그곳을 가득 메운다. 태양이 모습을 감추고 유적 곳곳에 어둠이 낮게 깔리면 화려한 조명이 거대한 석상들을 수놓기 시작한다.

바닥 깊숙이 잠들었던 신들이 차례로 깨어나듯 어둠의 베일이 하나씩 걷히며 검은 실루엣을 드러낸다. 달빛 아래 오색 빛깔로 물든 돌조각 사이를 걷다 보면 여기가 이승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착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국명보다 앙코르와트를 품고 있는 나라로 더욱 유명한 캄보디아. 캄보디아 여행길은 앙코르와트로 시작해 앙코르와트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우리가 앙코르와트라고 부르는 유적은 거대한 앙코르 유적지를 대표하는 하나의 사원일 뿐이다.

앙코르 유적은 앙코르와트를 비롯해 앙코르톰, 타프롬, 톰마논 등 앙코르 왕조의 사원과 왕궁, 무덤 등을 통틀어 일컫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를 끄는 곳은 단연 앙코르와트.

앙코르와트는 앙코르 유적 가운데 가장 잘 보존돼 있는 유적 중 하나로 웅장한 규모와 완벽한 균형미, 섬세함으로 특히 유명하다.

길이 5.4㎞ 성벽과 폭 190m의 해자로 둘러싸인 사원 내부로 들어가면 본전 높이가 65m나 되는 중앙사당을 중심으로 5개의 원뿔형 탑이 펼쳐진다. 앙코르 유적 대부분은 해자와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는 신들의 세계를 재현하기 위한 요소다. 해자는 바다를, 성벽은 신성한 산맥을 상징하며 신과 인간 세계를 명확하게 구분 짓는다.

전생·현생·내생을 뜻하는 3층 대칭 구조의 사원은 배치 구조도 독특하지만, 사원 회랑의 벽면 부조와 그 부조 하나하나에 전하는 이야기가 신비롭다. 권선징악의 메시지를 담은 라마야나, 힌두교를 대표하는 고대 서사시 마하바라타, 천국과 지옥도 등의 줄거리가 정교하게 새겨져 있어 마치 여러 편의 고전 동화를 감상하는 느낌이다.

또한 앙코르와트는 일출과 일몰 장소로도 훌륭하다. 일출은 북쪽 연못 앞에서 볼 때가 가장 환상적이며, 일몰은 3층에서 해자 쪽을 내려다보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숲 사이로 붉은 황혼이 깔리면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해가 넘어가고 완전한 어둠이 내려앉으면 앙코르와트는 어느새 오묘한 빛깔로 가득해진다. 앙코르와트가 조명시설을 갖추고 밤에 불을 밝힌 것은 건립 후 약 800년 만에 처음. 유적지 곳곳에 설치된 1200여개의 조명이 해자, 참배로, 중앙사원 등을 다양한 빛깔로 물들이며 여행객들을 유혹한다.

특히 조명이 비춰진 회랑의 벽화는 금세라도 살아 움직일 듯 더욱 생동감 있게 꿈틀거리고, 사원을 에워싼 원시림은 형형색색의 조명과 어우러져 중세의 신비로움을 더한다.

취재협조=작은별여행사(www.smallstartou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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