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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코스닥 800]10년만에 800시대 열었다…장 시작 7분만에 800 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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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2007년 이후 재회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코스닥 800시대가 다시 열렸다. 24일 코스닥 지수는 장 시작 후 약 7분만에 800.00을 찍었다.

코스닥 지수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기 직전인 2007년 11월 이후 단 한번도 800고지를 넘지 못했다. 2015년 중국발 훈풍으로 화장품주가 주도주로 나서고 한미약품을 앞세운 2차 바이오랠리로 증시가 후끈 달아올랐을 때도 고점 788선을 찍고 주저앉았다.

코스닥 시장에 10년은 암흑기였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2008년말부터 2009년 바닥을 치고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던 지수는 2015년초까지 줄곧 답답한 장세를 지속해 500선에 머물렀다. 2015년 깜짝 상승을 제외하고 코스피 상승세가 지속됐던 올해 상반기까지는 600선에 갇혀 '희망을 잃은 시장'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코스닥 지수 상승은 늦었지만 강했다. 기술주들이 모여 있는 미국 나스닥, 유럽 이스닥, 일본 자스닥 등 선진국 지수는 경제지표가 호전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낸 데 비해 코스닥 지수 상승은 4분기가 시작된 지난 10월부터 본격화되며 145포인트(22%)나 상승했다. 4분기들어 지수의 오름폭은 지난 1년 오름폭의 3분의 2에 달했다.

유가증권시장 대형주에 몰려 있던 매수세가 중소형주와 코스닥 시장으로 이동한데 이어 정부의 정책효과가 지수를 강하게 끌어올렸다. 코스닥 지수 급등은 개인투자자 중심이었던 코스닥 시장에 외국인과 기관이 몰려들기 시작한 시점과 맞물린다. 외국인은 4분기들어 지난 23일까지 7180억원어치를 사들였고 기관은 4900억원 누적 순매수를 기록했다. 특히 기관은 11월들어서만 1조1300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지지부진했던 연기금의 순매수세도 이달에만 1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개선된 투자심리에 정책효과가 더해졌다.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부 때와 유사한 코스닥 시장에 우호적인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코스닥 시장제도를 개편하는 한편 혁신모험펀드에 10조원을 지원하고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확대를 예고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코스닥 투자비중을 10%로 확대할 경우 약 10조원 이상 순매수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보수적이었던 금융당국의 의지도 강하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4일 오전 대한상공회의소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도 "기관투자자들을 코스닥 시장으로 유인해 역신기업의 코스닥 시장 진입을 위해 상장제도 전반을 재정비하고 관련 투자자와 기업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기획재정부와 적극 협의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800선을 넘어 1000선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임상국 KB증권 종목분석팀장은 "코스닥 1000은 불가능한 지수대가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정책, 수급, 실적, 글로벌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성장성 등 다양한 이슈가 코스닥 시장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과 하나금융투자는 각각 코스닥 지수 상단을 850, 900으로 제시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4분기 실적 추정치가 보완되는 대로 전망치를 내놓을 예정이다.

걱정은 있다. 최근 계속되고 있는 제약·바이오주 급등랠리에 거품 붕괴론이 대두되고 있는 것. 제약·바이오주의 거품이 일시에 꺼질 경우 2000년 초반 정보기술(IT) 버블 붕괴가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지수 단기 과열에 대한 경계감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바이오의 변동성 역시 확대되고 있고 국민연금 코스닥 비중 확대에 대한 갑론을박 등 그동안 코스닥의 과열을 이끌었던 이슈와 수급 요인에서 변화 감지된다"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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