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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아내 찾아줘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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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서 부산경찰에 ‘감사’ 편지

부산서 장애 아내 못 만나 발 동동
한국일보

이탈리아에서 부산 항만경찰대에 보낸 감사의 편지. 부산경찰청 제공


“그라치에 폴리짜 코레아나.(한국 경찰 감사합니다.)”

부산경찰청 항만경찰대는 최근 이탈리아에서 편지 한 통과 작은 트로피 선물이 든 소포를 받았다고 23일 밝혔다.

편지에는 “아내를 찾아준 한국 경찰에 너무 감사하다”며 “당신들이 해준 것에 비하면 아주 작은 선물이지만 꼭 받아달라”라는 감사의 글이 적혀 있었다.

항만경찰대에 따르면 편지를 보낸 이는 지난 8월 16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 입항했던 크루즈 코스타 빅토리아(Costa Victoria)호 소속 의사 A씨다. A씨는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부산항에서 아내 B씨를 만나기로 했다. 하지만 혼자 비행기를 타고 오기로 한 B씨는 약속 시간이 지났는데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국일보

이탈리아에서 부산 항만경찰대에 보낸 트로피. 부산경찰청


시ㆍ공간적 개념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지남력 장애’가 있는 아내가 걱정된 A씨는 항만경찰대에 도움을 요청했다. 상황근무 중이던 임산 경위는 곧바로 부산경찰청 112종합상황실과 강서경찰서 공항파출소에 이 사실을 전파했다. 크루즈의 출항 시간이 다가오면서 A씨와 크루즈 관계자들의 마음은 초조해져만 갔다.

그러던 중 이날 오후 7시 15분쯤 B씨는 남편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을 수 있었다. 경찰은 B씨가 김해공항 국제선 터미널 4번 출구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 주변을 순찰하던 공항파출소 직원들을 현장에 보냈다.

경찰은 B씨를 순찰차에 태워 달렸고, 순찰차는 출항 예정시간보다 20분 늦은 오후 8시 20분쯤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 도착해 두 사람은 극적으로 상봉했다. 출항 시간이 임박해 경찰에 제대로 감사 인사를 못하고 떠났던 A씨와 B씨는 이탈리아에 도착한 뒤 감사 편지와 트로피를 보내왔다.

항만경찰대 전헌두 대장은 “앞으로도 부산시민은 물론 부산을 찾는 외국인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경찰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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