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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이상철의 오디세이] ‘기록의 사나이’ 이동국의 위대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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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전북현대 팬이 상상하기조차 싫던 일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다. 이동국(38)은 현역 생활을 연장하며 내년에도 녹색 유니폼을 입는다.

이동국과 재계약은 2018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목표로 강해지려는 전북이 올 겨울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었다. 그리고 2년 계약이 곧 만료되는 이동국과 협상을 마쳤다. 내년 이맘 때 다시 협상 테이블을 갖겠지만, 이동국은 ‘녹색전사’로 10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이동국은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수많은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2012년 3월 3일 우성용이 갖고 있던 K리그 통산 득점(116골)을 경신하더니 36일 뒤에는 신태용의 K리그 통산 공격포인트(167개) 마저 뛰어넘었다.
매일경제

이동국은 1998년 프로에 입문한 뒤 수많은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렇지만 그가 새로 쓸 기록은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동국이 골을 넣을 때마다 신기록이었다. 그 해만 26골을 몰아친 그는 전인미답의 150골을 기록했으며, 5년 뒤에는 200골까지 넣었다. 시즌 초반 부상에다 로테이션으로 제한된 출전 기회에도 올해만 200골(1호)을 비롯해 70득점-70도움(1호),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2호)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개인상도 신기록이다. 이동국은 최우수선수(MVP)만 네 차례(2009·2011·2014·2015년)나 수상했다. 역대 최다 기록. 2년 연속 최고의 별에 등극한 이도 K리그 출범 이래 이동국이 최초였다. 신인상(1998년), 득점상(2009년), 도움상(2011년), 팬타스틱 플레이어(2009·2011·2014·2015년) 트로피도 모두 갖고 있다.

내년이면 한국나이로 마흔이다. 1998년 프로에 입문한 그는 지금도 K리그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도 지난 2일 K리그 우승 기념 미디어데이에서 “지금도 그라운드를 뛰는 게 행복하다. 후배들과 부딪혀도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라고 말했다.

수많은 기록을 작성했으나 앞으로도 세울 기록이 참 많다. 이동국은 K리그 통산 469경기 202득점 71도움을 기록했다.

내년 500경기 출전 금자탑을 쌓을 수 있다. 31경기가 남아있다. K리그는 스플릿이 도입된 2013년부터 38라운드 일정으로 치러지고 있다. 산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다. 이동국은 올해 30경기를 뛰었다.

김기동의 필드 플레이어 최다 출전(501경기) 기록도 가시권이다. 그 동안 K리그는 외국인공격수의 비중이 컸다. 국내 공격수의 설 자리가 좁기도 했다. 또한, 최고였던 공격수가 현역 막바지 수비수로 포지션을 바꾸는 사례도 있으나 이동국은 오로지 스트라이커로만 뛰었다. 내년에도 최전방에 위치한다. 때문에 이동국의 필드 플레이어 최다 출전 기록 경신은 매우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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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은 1998년 프로에 입문한 뒤 수많은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렇지만 그가 새로 쓸 기록은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80득점-80도움도 도전할 기록이다. 이동국은 2011년 도움 15개를 기록한 적도 있다. 2014년 이후 3차례나 도움 5개 이상을 올렸다. 내년이 아니더라도 계속 현역으로 뛴다면 이동국이 언젠가는 세울 수 있다.

전북 선수로도 의미 있는 기록이 남아있다. 이동국은 전북 유니폼을 입고 282경기에 출전했다. 18경기만 더 뛰면 전북 선수로 300경기 출전 기록을 이룬다. 지금껏 전북에서만 300경기를 뛴 선수는 최진철(312경기)이 유일하다. 2006년부터 전북에서 활약하고 있는 최철순도 285경기에 나섰다(상주 소속 45경기).

무엇보다 이동국은 득점에 관한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사상 최초로 10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은 물론 최고령 득점도 내년 달성 가능한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11년 7월 9일 대전전에서 골을 넣은 김기동의 39세5개월27일. 1979년 4월 29일 태어난 이동국은 내년 시즌 막바지 득점 시 이 기록을 7년 만에 깰 수 있다.

이동국은 5년 전 인터뷰에서 “은퇴 전까지 최대한 많은 골을 넣고 싶다. 매 경기 골을 넣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한다”라고 밝혔다. K리그 최고 골잡이의 마음가짐이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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