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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무가베 쫓겨나기 2주 전…아들은 파티서 ‘흥청망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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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의 아들 채툰가 무가베가 찍어 올린 동영상. [사진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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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를 37년간 통치하던 로버트 무가베(93) 대통령이 군부에 압박으로 지난 21일(현지시각) 전격 사임했다. 이로부터 불과 2주 전 그의 아들들은 고가의 차와 시계를 자랑하며 흥청망청한 생활을 이어오고 있었다.

지난 8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 피터 엔도로는 “무가베 대통령의 부인 그레이스 무가베가 부통령이 되기 위해 수를 쓰는 동안 그의 아들들은 술병에서 세금을 쏟아부었다”며 45초가량의 동영상을 게재했다.

이 동영상은 무가베의 둘째 아들 채툰가 무가베가 찍은 것이다. 영상에서 첫째 아들 로버트 무가베 주니어는 자신의 연인과 다정한 포즈를 취하며 파티를 즐기고 있다.

이후 채툰가는 자신의 시계에 보란 듯이 샴페인을 쏟아부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샴페인은 한 병에 700달러(한화 약 76만원)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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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채툰가 무가베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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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채툰가가 술을 부은 시계는 그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랑스럽게 올려놓았던 것이다. 채툰가는 다이아몬드가 박힌 시계 사진을 올리며 “아빠가 나라를 다스리면 6만달러(약 6523만원)짜리 시계를 찰 수 있다”고 써 빈축을 샀다.

이 파티 동영상이 올라온 지 일주일 후인 지난 15일 짐바브웨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했고, 이로부터 6일 후 무가베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무가베 아들들의 철없는 자동차 사랑 역시 유명했다.

지난 9월 그레이스가 첫 번째 결혼에서 낳은 아들 러셀 고레라자는 두 대의 롤스로이스 차량을 구매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차량 한 대 값만 400만 파운드(약 61억원)에 달했는데, 두 대의 차량을 짐바브웨로 들여놓기 위해 네덜란드 항공까지 이용했다고 한다.

로버트는 영화 ‘배트맨’에 등장한 차 ‘배트 모빌’을 본떠 차량을 맞춤 제작하기도 했다.

2017년 기준 GDP 114위에 머무는 짐바브웨에서 사치를 즐기던 무가베와 가족들의 호화로운 생활도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22일 짐바브웨 언론 등 외신에 따르면 제이컵 무덴다 짐바브웨 의회 의장은 이날 에머슨 음난가그와(75) 전 부통령을 새 지도자로 추대했다고 밝혔다. 짐바브웨 시민은 짐바브웨 국기를 흔들거나 차량 경적을 울리며 축하의 뜻을 전했다.

일각에서는 무가베와 비슷한 음나가그와의 억압적 정치 스타일로 짐바브웨가 또 다른 독재 지도자를 맞닥뜨리게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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