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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이불 밖은 위험한 겨울, 뭘 덮고 주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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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놀이 철이 끝나자 곧이어 겨울이 노크한다. 부랴부랴 월동준비에 나서려고 보니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이불이다.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겨울 이불은 소재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어떤 게 좋을까. 이불의 소재별 특성을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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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이불밖은 위험해> 공식 포스터/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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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불 고를 때 따져야 할 3요소

겨울 이불은 보온성, 흡습성, 유연성을 보고 골라야 한다. 보온성은 침구 속 온도가 몇 도로 유지되는지를 보는 것인데 숙면을 위해서는 32~34도로 유지되는 것이 좋다. 흡습성은 자면서 흘리는 땀과 관련이 있다. 우리는 자는 동안 알게 모르게 땀을 흘리는데 겨울에는 잠옷을 두껍게 입거나 전기장판 등의 사용으로 땀이 난다. 이런 이유에서 잘 흡수되고 잘 마르는 소재의 이불을 선택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드레이프성이라고도 하는 유연성이다. 소재의 탄력과 부드러움으로 몸의 들뜨는 정도를 의미하는데, 겨울 이불은 이를 최소화해 차가운 외부 공기를 막아줄 수 있는 것을 선택한다.

따뜻하고 포근한 겨울 이불들, 그 소재는…

겨울에 가장 있고 싶은 공간 중의 하나는 따뜻하고 포근한 이불 속이다. 거위털이나 오리털이 들어간 수십만 원짜리 이불에 과감히 돈을 쓰는 것도 겨울 이불이 갖는 의미가 그만큼 중요하고 크기 때문. 겨울 이불로 사용하는 소재 및 충전재들은 어떤 게 있는지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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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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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솜
화학솜은 구름솜이라고도 불린다. 가격도 저렴하고 물세탁이 가능해 인기가 좋다. 하지만 흡습성 낮아 정전기 발생이 많고, 집먼지진드기가 꼬일 가능성이 높은 게 단점이다. [관련 기사 더보기 ▶ 천식, 비염, 피부 가려움증 일으키는 주범 '집먼지진드기']

목화솜은 목화에서 추출한 식물성 천연재료로서 환경호르몬의 영향이 적다. 정전기로 인한 피부 트러블이 적으며 보온성과 흡수성이 좋다. 명주솜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나 소재가 무겁고 잘 뭉치는 게 단점이다. 목화솜은 거위털에 비해 대략 3.8배 무겁다.

명주솜은 누에고치가 만들어내는 동물성 천연재료다. 가볍고 밀도가 높아 소량으로도 보온성이 높다. 생산량이 한정적이라 비싼 편이며 동물성 소재인 탓에 오래 쓰다 보면 냄새가 나기도 한다. 물빨래를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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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DB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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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털
양모는 통기성이 좋아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사계절용이다. 면보다 3배, 합성섬유보다 10배나 보온성이 높다. 명주솜과 마찬가지로 동물성 소재라 시간이 지나면 냄새가 날 수 있다는 점, 드라이클리닝을 해야 한다는 게 단점이다. 하지만 요즘엔 물세탁이 가능하도록 울프루프 가공처리가 된 것도 있다.

거위털(구스 다운, goose down)은 가벼우면서도 보온성이 뛰어나다. 땀과 습기를 방출하는 통기성도 탁월해 초여름까지도 이불로 덮을 수 있다. 또, 압축 후 복원력이 좋아 보관이 편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털 빠짐이 있고, 가격 부담이 크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오리털(덕 다운, duck down)은 거위털과 거의 유사한 기능을 한다. 가격이 조금 더 싸다는 장점이 있다. [관련 기사 더보기 ▶ 구스 이불 선택 시 솜털 함량을 따져야 하는 이유]

*구스 다운과 덕 다운의 차이는? 거위털은 오리털보다 깃털의 크기가 크고 밀도가 낮다. 거위에서 채취한 솜털은 오리에서 채취한 것의 1~1.5배 정도. 거위털의 확대 모습을 보면 오리털에 비해 마디가 듬성듬성 있는데, 이처럼 밀도가 낮아야 엉킴이 적고 품을 수 있는 공기의 양도 많아 보온, 방습, 흡습 고루 갖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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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DB, 렌징, 아웃라스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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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소재
극세사는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 정도로 가늘고 긴 섬유다. 내구성이 좋아 세탁을 여러 번 해도 변형이 거의 없고, 원단이 촘촘해 진드기가 파고들지 못할 정도다. 섬유조직이 촘촘해 보온성과 흡습성이 좋다. 하지만 극세사는 먼지가 잘 들러붙는다는 단점이 있다.

텐셀은 유칼립투스 나무에서 뽑아낸 친환경 식물성 섬유다. 화학 재료에 의한 변형 없이 인체에 무해한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폐기 시 자연에서 100% 분해된다. 텐셀은 수분 흡수력과 통기력이 뛰어나 집먼지진드기가 꼬일 가능성이 낮다. 정전기 발생이 적고, 기능성 내의의 원단으로 주로 사용되는 만큼 보온성이 좋다. 단점은 구스 이불에 비해 제품의 무게 대비 보온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모달은 너도밤나무에서 추출한 셀룰로스 섬유로 만든 소재다. 부드러운 감촉, 흡습성이 좋다. 마치 속옷을 덮고 자는 것 같이 가볍고 부드러운 것이 장점이다. 면과 비슷한 성질을 가지지만 복원력이 더 좋다.

아웃라스트는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에서 우주의 예측 불가한 외부 온도 변화로부터 우주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개발한 우주복 소재다. 아웃라스트는 체온이 올라가면 주변 열을 흡수해 액체 상태로 보관하고, 반대로 체온이 내려가면 갖고 있던 열을 다시 발산한다. 아웃라스트는 외부 온도 변화에 유연하게 반응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프레실은 기존 향균 폴리솜에 기능이 추가된 고급 폴리솜이다. '프레실' 이라는 유기 항균 물질을 솜 표면에 코팅해 항균성, 항진드기 기능을 강화했다.

이불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

이불도 주기적으로 바꿔줘야 하는 소모품이다. 위생적으로 문제가 생기거나 보온성 등의 기능이 떨어지면 교체해줘야 한다. 어떤 느낌이 들 때 이불을 바꿔줘야 할까? 이불의 수명을 알아봤다. [관련 기사 더보기 ▶ 베개·이불, 언제 교체해야 할까?]화학솜(구름솜)은 집먼지진드기가 생기기 쉽기 때문에 2~3년 사용 후 바꿔주는 게 좋다. 물에 너무 오래 담가두거나 건조를 잘못해서 솜이 뭉쳤을 때도 바꿔줘야 한다.

목화솜과 명주솜은 납작하게 솜이 죽거나 뭉쳐서 딱딱한 느낌이 들 때 틀어서 사용해주면 30년 이상도 쓸 수 있다. 솜 트는 주기는 대략 7~8년에 한 번씩이며 주기는 평소 관리 상태에 따라 더 짧아질 수도 있다.

양모는 동물성 단백질이기 때문에 습기 찬 채로 두면 악취가 날 수 있다.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수시로 말려주고, 가공된 제품은 2~3년에 한 번 정도 드라이클리닝을 하면 된다. 보통 5~10년 정도 사용할 수 있다.

극세사는 집먼지진드기가 서식할 가능성을 낮춘 제품으로 5~7년 정도 사용할 수 있다. 촘촘한 실이 눌리지 않게 뒤집어 접어 이불장 위쪽으로 넣어 보관하면, 극세사의 부드러움과 보온성을 더 오래도록 느낄 수 있다.

거위털과 오리털은 10년 이상 사용할 수 있지만, 5년마다 커버의 흠을 체크해 재가공하거나 깃털을 충전해줘야 한다. 부피당 무게가 가벼운 편이기 때문에 보관할 때는 이불장 맨 위쪽에 두면 더 오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세탁기 돌리면 만사 OK?… 소재별 이불 관리하는 법

계절이 바뀌고 겨울용 이불을 장롱 속에서 꺼내보면, 어쩐지 납작해 보이기도 하고 쾨쾨한 냄새도 나는 듯하다. 한 번 빨아서 덮을까 싶지만, 물세탁 해도 되는 건지 망설여진다. 이불 소재별 세탁법을 정리해봤다.

■ 목화솜, 양모솜은 통풍되는 곳에서 햇볕 소독
목화솜은 물이 닿으면 솜이 쉽게 뭉치므로 물세탁을 하지 않는다. 주기적으로 잘 털어주고 통풍 잘되는 곳에서 햇볕 소독을 해주면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목화솜에 나일론이나 폴리에스테르 같은 합성섬유를 섞은 경우에는 물세탁이 가능하지만, 자주 빨면 그만큼 숨이 빨리 죽는다. 명주솜도 목화솜처럼 물세탁을 하지 않는다. 대신 수시로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 말려준다.

양모는 가공 상태에 따라 물세탁이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이 있다. 세탁 방법을 확인 후, 가공 처리된 이불은 중성세제를 사용해 울코스 세탁하고 가공이 안 된 제품은 드라이클리닝을 해야 한다. 양모는 찬물에 세탁할 수 있지만 자주 하면 부피감과 탄력이 떨어져 수명이 짧아진다. 양모도 목화솜처럼 채광 좋은 날 빨랫줄에 널어 일광 소독을 해주면 세탁한 것만큼의 효과를 볼 수 있다.

■ 수조류는 물세탁 가능
거위털, 오리털 같은 다운 소재는 물세탁을 해도 무관하다. 세탁기에 넣고 돌려도 괜찮지만 마찰에 의한 손상을 줄이기 위해 울코스에서 중성세제로 단독세탁을 하는 것이 좋다. 세탁 시 물을 미온수로 하면 보온성을 유지하고 모양 변형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주의할 점은 세탁 후 그늘에서 말려야 하며 손바닥으로 이불을 두드려 뭉쳐있는 부분을 풀어주어야 한다.

■ 극세사 이불엔 섬유유연제 'No'
극세사는 45℃ 이하의 미지근한 물에 액체 세제를 사용해 단독으로 세탁한다. 가루세제를 쓰고 싶다면 물에 풀어서 가루가 다 녹은 다음에 사용한다. 극세사는 섬유유연제를 사용하면 특유의 촉감과 흡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섬유유연제는 쓰지 않는 게 좋다.

■ 모달, 텐셀 소재는 중성세제나 약알칼리성 세제로 세탁
실크와 비슷한 촉감을 가진 텐셀이나 모달 같은 소재는 뒤집은 다음 세탁망에 넣어 울코스로 세탁한다. 장시간 햇볕에 노출되면 변색 우려가 있어 직사광선은 피하는 게 좋다.

이불, 이것이 알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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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개지 않는 것이 좋다. 집먼지진드기는 습기가 중요한 서식 환경이 되는데, 밤새 자면서 흘린 땀으로 눅눅해진 이불은 뒤집어서 1시간 정도 통풍시킨 다음 개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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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은 물새가 아니라 육지에서만 생활하기 때문에 다운(DOWN)이 없다. 다운은 물새의 깃털 옆에서 자라는 솜털을 말한다. 물새의 가슴, 배 아랫부분, 목 아랫부분, 날개 밑에서 자라는 털이다. 보온과 방수의 역할이 우수한데, 닭털은 물에 닿으면 물을 흡수해 금방 무거워지기 때문에 충전재로써 적합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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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위털이나 오리털 이불은 부피감이 없지 않다. 장롱에 보관할 때 압축해서 두고 싶은 유혹을 느끼지만 이는 이불의 기능과 수명을 단축하는 일이다. 복원력이 좋은 거위털·오리털 이불이라도 장시간 눌린 채 보관되면 공기 함유율이 변질할 수 있어 보온성과 흡습성이 저하될 수 있다.
우리는 평생의 3분의 1을 잠을 자면서 산다. 평균 수명을 80세라고 하면 대략 25년 이상을 자면서 보낸다. 낮 동안 스트레스와 피로가 쌓여도 밤에 잠을 잘 자면 또다시 차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잠은 그만큼 중요하고, 그래서 숙면을 돕는 침구류도 그만큼 중요하다. 이 겨울 포근함과 숙면을 도울 나만의 이불을 찾아보면 어떨까.

[구성 및 제작= 뉴스큐레이션팀 정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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