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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쉰'사업 된 카드 월세시장…집주인 반대에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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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카드납부 도입했지만 1년 지나도록 실적 '미미'…제도적인 개선 선행돼야]

카드사들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동산 임대료 시장을 공략하고 나섰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집주인 대부분이 주택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지 않아 카드로 임대료를 받게 되면 세원이 노출되는데다 수수료까지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입자 입장에선 임대료를 카드로 결제할 경우 소득공제와 할인, 포인트 적립 등 다양한 혜택이 있어 정부가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머니투데이


KB국민카드는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부동산 임대료를 카드로 납부할 수 있는 플랫폼을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 카드 내에 구축하고 임대료를 카드로 자동 납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집주인 입장에선 홈페이지를 통해 임대료 납부 현황을 손쉽게 조회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서비스는 출시 8개월이 지나도록 이용하는 고객이 거의 없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현업 부서에서 열심히 뛰고 있지만 집주인들이 카드 납부를 원하지 않아 실적이 거의 없다”며 “현행법상 주택 임대사업자를 대상으로만 영업을 해야 하는데 집주인 대부분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지 않은 것도 한계”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O2O(온라인·오프라인 연계) 플랫폼인 ‘다방’은 지난해 12월에 신한·삼성·하나·BC·롯데카드 등 5개사와 손잡고 국내 최초로 월세 카드결제 전용 앱 ‘다방페이’를 출시했지만 1년이 되도록 실적은 미미하다. 이 앱은 세입자가 임대차계약서와 카드 정보를 등록하면 임대기간 동안 카드로 월세가 자동 결제된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서비스는 계속하고 있는데 실적이 없어 사실상 중단 상태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며 “실적이 나오려면 집주인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앱 역시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동의가 필요하고 여신전문업법에 따라 집주인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해야만 가능하다.

반면 공공임대주택 임대료는 카드 결제가 늘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11월말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대아파트와 SH서울주택도시공사 임대아파트 주민들을 대상으로 임대료 카드 납부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달 말까지 약 1020억원이 카드로 결제됐다. 공공임대주택은 LH와 SH서울주택도시공사가 카드 수수료를 부담한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집주인 입장에서도 월세가 연체돼 세입자와 실랑이를 벌이는 것보다 카드 납부가 나을 수 있는데 수수료와 세금이 걸림돌”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임대사업자 등록 의무화나 전·월세 신고제 등을 통해 임대료 시장을 투명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학주 기자 hakj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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