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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TF확대경] '평창 롱패딩' 사려고 밤샌 소비자, 롯데 대응에 '허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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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롱패딩' 구매를 위해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을 찾은 일부 소비자가 롯데 측의 미흡한 운영으로 구매에 실패했다고 주장하며 관계자들에게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잠실=안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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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잠실=안옥희 기자] '평창 롱패딩'이 품절될 정도의 높은 인기와 달리 롯데백화점은 미숙한 운영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롯데백화점은 22일 품절 대란이 일고 있는 '평창 롱패딩' 판매를 재개했다. 하지만 미흡한 운영으로 소비자들에게 십자포화를 맞았다.

차가운 땅바닥에서 쪽잠을 청해가며 밤샘 기다린 소비자와 날이 밝자마자 달려온 일부 소비자는 롯데 측의 안내 혼선 등으로 인해 눈앞에서 평창 롱패딩 구매에 실패했다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평창 롱패딩은 롯데백화점 잠실점 에비뉴엘, 영등포점, 김포공항점, 평촌점 등 4개 점에서 판매를 재개했다. 남은 수량 7000장 중 1000장이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 애비뉴엘에서 판매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구매를 희망하는 인파가 구름떼같이 몰렸다.

롯데 측은 애초 이날 오전 9시 30분에 번호표 배부, 10시 30분부터 판매를 한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수백명의 시민이 전날인 21일 저녁부터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이날 오전 6시 13분 이미 1000명을 돌파, 금일 물량이 선착순 조기 매진됐다.

이 과정에서 현장에 있던 일부 소비자들은 "롯데 측의 안내 혼선으로 구매에 실패했다"며 관계자들에게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전날부터 밤샘 기다린 인원이 수백 명에 이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소비자들은 "왜 전날부터 줄을 서도 된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일부 대기 줄에선 고성이 오갔다. 험악해진 분위기 속에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한 40대 남성은 "오늘 아침부터 번호표를 준다고 해 멀리서 왔는데 매장 오픈도 하기 전에 '순간 매진'이라니 허탈하다. 어제저녁부터 대기표를 나눠주는 게 아니라 오픈 시간인 오늘 아침 오전 10시 30분부터 나눠줬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60대 여성은 "'롯데 직원이 이미 1000여 명을 넘어섰다며 패딩이 남아도 번호표가 남아도 배부 안 할 거니까 돌아가라'고 말해서 자리에서 이탈했다. 그런데 얼마 뒤 대기인원 일부를 들여보내 줘서 간발의 차로 구매 기회를 놓쳤다"면서 "왜 기다리지 말라고 이야기해 대기 줄에서 이탈하게 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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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판매 행사가 종료된 오후 4시까지 '평창 롱패딩' 구매에 실패한 일부 소비자들의 항의가 계속됐다. 1~1000번 중 마지막 번호대 소비자들은 원하는 사이즈가 이미 품절돼 원하지 않는 사이즈를 구매했다며 불만을 토로, 한편에선 교환 및 환급 문의가 이어졌다. /안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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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측이 현장에서 수시로 안내 사항을 변경해서 혼돈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왔다. 롯데는 애초 혼란을 줄이기 위해 시착(구매 전 착용)이 불가하다고 공지했다가 이날 오전 10시께 다시 시착 후 구매가 가능하다고 변경 공지했다. 밤샘 대기 끝에 1000번대 안에 들어온 30대 남성은 롯데 측의 '말 바꾸기'에 애써 잡은 기회를 놓치게 생겼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시착에 대한 공지가 변경되면서 앞 번호대 사람들이 옷을 입어보고 구매하게 됨에 따라 뒤 번호대 대기자들의 대기 시간이 더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 남성은 "회사에 오전 반차를 내 곧 사무실에 가봐야 해서 시간이 얼마 없는데 갑자기 시착 가능하다고 변경하는 바람에 구매까지 대기 시간이 길어졌다"며 "밤새 기다렸는데 롯데가 왜 계속 말을 바꿔 혼선을 빚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질타했다.

평창 롱패딩 구매 대기표가 이날 오전 6시 13분을 마지막으로 선착순 조기 마감됐지만, 이후에도 구매를 원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일부 대기 줄에서는 새치기로 인한 실랑이도 벌어졌다. 특히 새치기로 인한 인원 추가와 중도 이탈자로 인한 공백이 맞물리면서 한때 구매 실패 고객이 구매 대열에 합류하기 위한 소란이 빚어지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 연출됐다.

롱패딩 구매를 위해 잠실점을 찾은 30대 여성은 "롯데가 대기줄 관리를 소홀히 하는 바람에 늦게 온 사람들이 새치기를 해서 구매에 성공하는 일이 벌어졌다"며 "롯데 측 안내와 관리 소홀로 롱패딩을 못 샀다. 어떻게든 살 방법을 찾아내라"고 롯데 관계자들에게 관련 대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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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전날인 21일부터 당일인 22일 오전 7시 30분 밤샘 기다리던 일부 소비자들이 바닥에 누워 쪽잠을 자고 있다. 행사 전날부터 줄서기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공지하지 않았다는 일부 소비자 지적에 대해 롯데 측은 행사 전날부터 기다리는 고객을 제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고 밝혔다. /안옥희 기자


그뿐만 아니라 인터넷 세대가 아닌 노년층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오후 현장에서 만난 한 70대 노인은 "TV에서 보고 손자 선물로 롱패딩을 사러 왔는데 이렇게 빨리 매진될 줄 몰랐다"면서 "롯데 측이 인터넷에 정보와 변경 사항을 공지했다고 하는데 정보 확인을 못 해 헛걸음만 했다"고 속상해했다.

이에 대해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행사 전날 오시는 분들을 저희가 제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고 인기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다"며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1~1000번까지 핫팩도 드리고 나름대로 노력했다. 물량 한계 탓에 1000번 이후에 오신 분들 수요까지 소화 못 하는 건 어찌할 도리가 없다"고 해명했다.

평창 롱패딩은 오는 24일 부산 본점과 광복점, 대구점, 대전점, 창원점, 울산점, 광주점 등 백화점 7곳과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 동부산점, 롯데아웃렛 수완점 등 3개 아울렛 점포에서 각각 판매할 예정이다. 이후 재고 물량은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30일 한 번 더 판매된다. 롯데백화점은 고객 편의 및 안전을 위해 이날 운영상 미흡했던 부분을 개선해 30일 행사를 준비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금까지 이렇게 고객이 전날부터 밤새 대기했던 사례가 없었으므로 이번 행사 때 초긴장했던 것이 사실이다"며 "30일 잠실점 판매를 끝으로 더 이상 롱패딩 판매는 없다는 식의 기사가 나가면 또, 그날 인파가 몰릴까 봐 안전상의 문제 때문에 정확한 재고 수량 등을 사전 안내하기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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