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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유고전범재판소, '보스니아 도살자' 믈라디치에 종신형 선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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믈라디치 법정서 퇴장…변호인 "항소할 것"

유족 "어느 정도 만족"…검찰 "정의 위한 이정표"

뉴스1

라트코 믈라디치 전 세르비아계군 사령관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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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윤정 기자 =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가 22일(현지시간) 보스니아 내전 당시 '인종청소'를 주도한 세르비아계 전범 라트코 믈라디치 전 세르비아계 군 사령관에 종신형을 선고했다. 유족들은 "어느 정도 만족한다"고 했지만 아직 유죄 판결을 받지 못한 학살사건도 많다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알폰소 보리에 재판장은 이날 오후 네덜란드 헤이그 소재 ICTY에서 진행된 공판에서 "인류에 대한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혐의에 대해 믈라디치에 종신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믈라디치는 재판 도중 "저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기분이 좋지 않다!"며 고성을 질러 법정에서 퇴장당했다.

세르비아계 군을 지휘한 믈라디치는 1991년 옛 유고연방 붕괴 뒤 발발한 내전 때 무슬림계 주민들에 대한 대량학살 등 이른바 '인종청소'를 주도했다.

그는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지도자였던 라도반 카라지치와 함께 '발칸의 도살자'라 불릴 정도로 잔인했다. 카라지치는 지난해 ICTY에서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다.

믈라디치는 1995년 보스니아 전쟁 중 무슬림계 남성 주민 8000여명을 스레브레니카에서 집단 학살하는 등 11개 혐의로 지난 2011년 기소됐고, 검찰은 지난해 믈라디치에 종신형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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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가 라트코 믈라디치 전 세르비아계군 사령관에 종신형을 선고하자 한 유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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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ICTY의 종신형 판결에 대해 "국제 정의를 위한 이정표"라고 반겼다. 세르게 브라메르츠 ICTY 검사는 "믈라디치는 역사가 기억할 것이고, 그가 파괴한 삶에 의해 기억될 것"이라며 "그를 영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진정한 영웅은 정의를 구한 희생자 및 생존자들"이라고 말했다.

판결을 들은 유가족들은 "어느정도 만족한다"고 밝혔다. 유족 단체인 '스레브레니차 어머니회'는 "(40년 형을 선고받은) 카라지치보다 형이 길어 어느정도 만족한다"며 "아직도 몇몇 마을에서 자행된 학살은 유죄 판결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과거의 눈물에 빠져있기 보다는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아이들과 평화, 지역의 안정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믈라디치는 항소할 방침이다. 변호인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항소할 것이며, 항소는 성공적일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보스니아 내전은 1992년 옛 유고연방으로부터 보스니아계와 크로아티아계가 분리 독립을 선언한 데 대해 세르비아계가 반발하면서 촉발됐다.

이에 1993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설립된 ICTY는 그동안 유고연방 해체 과정에서의 전범 행위와 관련해 161명을 기소해 149명에 대한 재판을 진행했다.
yj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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