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탄 수발 맞고도 南 향해 3~40m 전력질주

"AK 소총 근거리에서 맞으면 되레 충격 약해…몇초 동안 초인적 힘 발휘"

CBS노컷뉴스 권혁주 기자

지난 13일 판문점공동경비구역 JSA를 통해 귀순한 북한군인은 여러발의 총탄을 맞고도
40여m를 전력 질주한 뒤 쓰러진 것으로 보인다.

유엔군사령부가 22일 공개한 당시 영상을 보면 군사분계선 근처까지 달려온 지프차에서 내린 북한 군인은 곧바로 남쪽을 향해 달린다.

그 순간 북한군 추격조 4명이 나타나 조준사격을 시작한다. AK 소총을 든 군인은 엎드려쏴 자세로, 나머지 추격조는 권총을 빼들고 서서 또는 앉아서 총격을 가한다.

귀순 병사에게 총격 가하는 북한군 (사진=유엔사 제공 영상 캡처)

5~10m 등 뒤에서 조준사격이 시작됨과 동시에 귀순자는 화면에서 사라진다. 이후의 상황을 담은 또다른 영상에서는 이 군인이 시멘트 도로를 건너고 회담장 건물 남쪽을 향해 마치 멀쩡한 사람처럼 전력질주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북한군 추격조 가운데 한명이 넘어지듯 하면서 엎드려쏴 자세로 총을 쏘는데 총구가 흔들리는 것으로 보아 귀순자를 못마췄을 수도 있다"면서 "총격을 받고도 그렇게 달렸다면 정말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육군 중령으로 전역한 한 군 전문가는 "소총은 탄환 회전력이 정점인 200m 거리 안팎에서 제일 위력적이라며 근접한 거리에서는 그냥 관통하기 때문에 되레 충격이 적다"며 "총을 맞았더라도 몇초간은 뛸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귀순한 북한군이 쓰러져 있던 지점은 군사분계선에서 50여미터 떨어진 지점이다. 추격조로부터 10m 이내의 곳에서 총을 맞았다면 거의 30~40m를 오직 살겠다는 집념으로 뛴 것이다.

그의 몸에서는 5발의 총상이 발견됐으며 1발의 권총 탄환이 박혀 있었다. 4발은 관통상이거나 스쳐갔다는 얘기다.

군사분계선 남쪽으로 넘어와 쓰러진 이후에 총격을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이 부분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 추격조 가운데 한 명은 귀순자가 사격을 받으면서도 끝내 MDL 남쪽으로 넘어가자 그를 뒤쫓아 순간적으로 MDL을 넘었다.

한 명의 북한군이 판문점 정전위회의실 건물 남측 끝까지 왔다가 실수를 깨달은 듯 바로 북측으로 넘어간다.

회의실 건물 중간 부분이 군사분계선이기 때문에 명백히 정전협정을 위반한 것이다.

유엔사는 "군사분계선 너머로 총을 쏘고,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침범한 것은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라며 "오늘 정전협정 위반사실을 북한에 통보하고 대책수립을 위해 회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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