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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몸에서 생선 썩는 냄새가 난다'는 희귀 유전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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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사진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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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서 땀이 많이 나면 옆에서 맡기에 좋지 않은 냄새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단순한 땀 냄새를 넘어 마치 생선 썩는 냄새를 유발한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생선냄새증후군'이 있다고 한다.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Daily Mail)은 평생을 생선냄새증후군 때문에 고생해온 36살 여성 켈리 피도 화이트(Kelly Fidoe-White)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몸에서 나는 '생선 썩는 냄새'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고 했다. 친구들로부터 "너한테서 생선 썩는 냄새가 난다"며 따돌림을 당했기 때문이다.

하루에 네댓 번씩 꼼꼼히 샤워하고 옷을 수차례 갈아입고 온몸에 데오드란트를 발라도 냄새는 사라지지 않았다.

켈리가 지금도 겪고 있는 희소병인 생선냄새증후군의 정식 질환명은 '트리메틸아민뇨증'이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생선 썩는 냄새를 내는 트리메틸아민(TMA)이라는 몸속 화학물질이 간으로 운반되어 FMO3 (flavin-containing monooxygenase3)라는 효소에 의해 아무 냄새 없는 대사 생성물인 TMAO(trimethylamine-N-oxide)로 변한다.

그런데 TMA가 제대로 산화되지 않은 채 그대로 몸 밖으로 빠져나가 트리메틸아미뇨증이 발생한다.

트릴메틸아민뇨증은 생활 습관 등이 아닌 유전으로 생기는 희귀질환이다. 소아기 때부터 증세가 나타나며, 땀이나 소변 등에서 악취를 유발한다.

이러한 증상은 성인으로까지 이어지기 쉬우며, 사춘기 때와 생리 중에 냄새가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생선냄새증후군의 명확한 치료법은 아직까지 밝혀진 바 없다. 장내 세균을 없애주는 메트로니다졸·네오마이신 같은 항생제를 먹거나 변비약을 복용하면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알려진 정도다.

이밖에 달걀노른자, 콩류, 붉은 살코기, 생선은 되도록 먹지 않는 것이 도움된다. 이 음식들은 체내에서 트리메틸아민이 제대로 산화되지 않고 계속 남아 있게 한다.

정우영 인턴기자 chung.w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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