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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한겨레 사설] 정전협정 위반한 북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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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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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군사령부가 22일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최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통해 탈북한 북한군 병사 장면이 담긴 시시티브이(CCTV)를 공개했다.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은 이 병사를 향해 군사분계선 너머로 총격을 가하고 있다. 유엔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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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북한군 병사 1명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남으로 내려오는 것을 추격하던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 남쪽으로 총격을 가하고, 추격조 중 1명은 몇초간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돌아간 사실이 확인됐다. 유엔군사령부는 22일 “유엔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발표했다.

북한군 입장에선 남쪽으로 넘어가려는 북한군 병사를 조준했다고 하겠지만, 이미 군사분계선을 넘어간 상태에서 군사분계선 너머로 계속 총격을 가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고, 어떤 말로도 변명할 수 없다. 유엔사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군사분계선을 넘은 북한군 추격조는 곧바로 멈칫하면서 돌아간다. 이를 보면, 북한 군인들이 군사분계선의 정확한 위치는 물론 공동경비구역 내 교전수칙까지 숙지하고 있었다고 짐작할 수 있다.

유엔사는 북한군에 정전협정 위반을 통보하고, 재발 방지 대책회의를 열 것을 요청했다. 북한이 응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북한은 지금이라도 정전협정 위반 사실을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 이는 한반도 국제정치 상황과는 별개의 사안이며, 자존심을 세울 일도 아니다. 공동경비구역을 포함한 비무장지대(DMZ)는 남북한 문제가 아닌 국제사회와의 약속이다. 더욱이 공동경비구역은 관광객 등 민간인들이 접근하는 곳이다. 더욱 엄격한 기준과 조처에 입각해 행동해야 한다.

유엔사 쪽이 지지를 표한 것처럼, 당시 한국군 공동경비구역 경비대대의 조처가 현명했다는 사실도 다시 한 번 확인됐다. 불필요한 ‘대응사격’ 등으로 사태를 확산시키지 않았으며, 부상당한 북한군 병사를 위험을 무릅쓰고 신속히 이송했다. 불확실하고 긴박한 상황에서 현장 지휘관의 빠르고 정확한 판단과 민첩한 실행은 귀감이 된다. 더이상 ‘왜 대응사격을 하지 않았느냐’는 등의 정치적 논란을 일으켜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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