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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북한군 귀순 동영상, 뭔가 다른 CCTV..영화같은 장면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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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추격하는 CCTV, 화면 확대해도 화질 선명

TOD 영상으로 어두운 곳에서도 구조 장면 촬영

"2011년부터 전군에 TOD 500여 대 도입"

유엔군사령부가 22일 공개한 북한군 오모씨의 귀순 동영상을 두고 “영화의 한 장면 같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방범용 폐쇄회로(CC)TV 화면과는 차원이 다른 영상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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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병사의 귀순 장면을 담은 CCTV의 한 장면. [유엔군사령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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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에서 오모씨가 탄 지프가 ‘72시간 다리’를 향해 속도를 높여 달리다가 다리 직전 2층 구조의 하얀색 초소 앞에서는 속도를 약간 줄이고, 이후 다시 속도가 빨라진다. 일반적인 CCTV 영상에서 보듯 고정된 화면 안으로 차량이 들어왔다가 빠져나가는 식이 아니라, 멀리서부터 차량의 움직임을 따라 카메라가 이동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인다.

중앙일보 이문혁 비디오데스크는 “마치 매의 눈으로 보는 것처럼 CCTV가 차를 따라가는데 줌 인(Zoom in, 피사체에 가까워짐)이나 줌 아웃(Zoom out, 피사체에서 멀어짐)을 하기도 했다”며 “처음에는 이상 움직임을 포착하는 센서로 확인했을 수도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이 영상을 누군가 의도적으로 보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차가 멈춘 장면과 북한군 병사들이 뛰어가는 장면에서는 두 개의 화면을 붙여 공개했다. 북한군 병사들이 집결하고, 총격을 하는 장면에서도 사람이 의도적으로 카메라를 움직이며 상황을 따라가고, 화면을 확대하기도 한다.

공동경비구역(JSA) 북측에 북한군이 집결하는 장면에는 ‘김일성’이라고 쓰여진 비석이 배경으로 등장하는데 멀리서 상당히 확대한 화면으로 보이는데도 ‘1994.1.1.’이란 각인이나 병사들의 움직임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화질이 좋다. 일반 건물에 설치된 CCTV의 경우 24시간 녹화하기 때문에 저화질로 촬영해 용량을 줄인 것과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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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군사령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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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혁 데스크는 “통상 영상을 제공할 때 원본보다는 용량을 줄여서 배포하는데, 공개된 원본은 300MB가 좀 안됐다”며 “그것을 감안해도 비석의 음영이 정확히 보일 정도라 원본의 화질은 훨씬 좋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총상을 입은 오씨가 쓰러져 있는 상태에서 우리 측 군인 세 명이 다가가 구조하는 장면은 열감시장비(TOD)로 촬영됐다. 과거 비무장지대(DMZ) 목함 지뢰 도발(2015년 8월)과 천안함 침몰 사건(2010년 3월) 때도 TOD 녹화 영상이 공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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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상을 입고 쓰러진 귀순 북한 병사를 구조하는 장면이 담긴 TOD 영상. [유엔군사령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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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사 관계자는 이날 공개된 영상 장비 관련, 본지 확인 요청해 “보안사항이라 정확한 수량이나 화질 등을 확인해줄 수 없다”며 “다양한 자산으로 확보한 자료를 종합해 공개했다”고 밝혔다.

다만 군 주변에선 “군에서 새로 설치한 CCTV일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2010년 경 판문점 인근에 새로 세운 CCTV 타워 영상이 아니겠느냐는 말도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평소 판문점 주요 진·출입로와 최전방초소(GP)·일반전초(GOP) 등에서 카메라 감시장비를 활용해 차량과 인원 등을 확인하고, 주요 지휘관 방문과 특이활동도 기록으로 남겨둔다”며 “식별에 제한이 있는 안개가 꼈을 때와 야간에는 TOD 장비를 활용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북한군 감시를 위해 전방에 CCTV와 TOD 구축을 확대하고 있다. 2015년에는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DMZ에서 북한군에 대한 야간 감시를 강화하고자 열영상 CCTV 설치(175억원)와 TOD 원격운용체계 구축(18억원) 등에 쓰일 예산을 새로 편성하기도 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2011년부터 최근까지 전군에 TOD 500여 대를 도입했고, 성능을 높여서 계속 장비를 보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유미 기자, 박용한 중앙일보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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