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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고속 충전은 가격만큼의 가치가 있을까?” 아이폰 전원 어댑터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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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이폰에 새로 도입된 기능은 고속 충전이다. 애플에 따르면, 30분만에 50% 충전이 가능하다. 다만 한 가지 함정이 있다. 바로 새 전원 어댑터를 구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 하나, USC-C-라이트닝 변환 케이블도 구입해야 한다. 함정이 하나가 아니고 두 개에다가, 돈이 꽤 나간다.

그 정도의 가치가 있긴 할까? 전원 어댑터 5개와 아이폰 3개를 모아서 다양한 테스트를 돌려 아이폰 충전을 철저히 해부했다. 여기서 드러난 진실은 USB-C 고속 충전은 분명 효과가 있지만, 대부분의 아이패드에 포함된 애플 12W USB-A 충전 어댑터를 구입하는 편이 훨씬 더 낫다는 것이다. 훨씬 더 저렴하고(19달러) 충전 속도는 거의 비슷하다.

테스트 방법
아이폰 X, 8, 8 플러스는 모두 새로운 USB-PD(Power Delivery) 사양을 준수하는 USB-C 전원 어댑터의 고속 충전을 지원한다. 새 맥북에 사용되는 USB-C 충전과 동일한 방식이다.

그러나 궁금한 것은 이 어댑터가 아이폰에 기본으로 딸려오는 어댑터와 아이패드에 포함된 12W 어댑터에 비해 얼마나 더 빠르냐, 그것이다. 또한, USB-PD 고속 충전을 공식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구형 아이폰가 새 아이폰의 충전 성능도 비교해보고자 했다.

테스트한 제품은 아이폰 X과 아이폰 8 플러스, 아이폰 7 플러스까지 총 3종이다.

아이폰 8 플러스와 X의 배터리 규격은 사실상 동일하다. 8 플러스는 2691mAh, X은 2716mAh, 약 1% 차이에 불과하므로 여기서는 둘 모두 2700mAh로 통일해 표기한다. 아이폰 7 플러스에는 약간 더 큰 2900mAh 배터리가 탑재된다. 8%에 못 미치는 차이긴 하지만 아이폰 7 플러스가 다른 모델과 동일한 충전 전원을 받아들인다 해도 완충가지 걸리는 시간은 조금 더 길다는 측면에서 유의미한 차이다.

각각의 제품에서 잔여 배터리가 1%가 될 때까지 소진한 다음 아무런 앱도 실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비행기 모드로 설정해 앱 업데이트나 사진 동기와 등 백그라운드 작업을 차단했다. 이후 5개의 테스트용 어댑터로 충전하면서 5분마다 충전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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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한 5개 어댑터와 각각의 가격, 최대 출력 와트는 다음과 같다.

아이폰: 5W, 휴대폰에 기본 포함
아이패드 : 12W, 19달러
애플 USB-C : 29W, 49달러(+케이블 25달러)
13인치 맥북 프로 : 61W, 69달러(+케이블 25달러)
구글 픽셀 USB-C : 18W, 35달러(+케이블 25달러)

애플 29W USB-C 전원 어댑터도 휴대폰에서 받을 수 있는 전력을 초과 공급한다는 면에서 과도할 수 있으니, 13인치 맥북 프로의 61W USB-C 전원 어댑터는 확실히 낭비다. 그래도 이 어댑터를 테스트에 포함한 이유는 새로운 아이폰에서 고출력 어댑터를 얼마나 잘 활용해 USB-PD 사양에 따라 전력 공급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지 확인해보기 위해서다.

구글 픽셀용 18W USB-C 전원 어댑터를 테스트한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이 어댑터는 USB-PD 사양에 따라 작동하며, 18W는 아이폰 기준으로는 충분함 이상의 전력이다. 이론적으로는 애플의 USB-C 어댑터와 동일한 속도가 나와야 할 것이다.

물론 애플 어댑터보다 가격이 저렴한 다른 USB-C 어댑터를 구매해도 된다. USB-PD를 지원한다면, 어느 USB-C 어댑터라도 괜찮다. 시중에는 25달러짜리 제품도 있다(테스트는 하지 않았음). 그러나 사용하는 USB-C 전원 어댑터에 관계없이 USB-C-라이트닝 케이블은 필요하다. 애플은 1미터에 25달러, 2미터에 35달러라는 기가 막힌 가격에 케이블을 판매한다. 지갑이 우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아이폰 모델별 충전 속도
5개 전원 어댑터 각각으로 충전할 때 각 모델의 충전 성능을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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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C 고속 충전을 공식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아이폰 7 플러스의 결과가 흥미롭다. 기본 포함된 5W 어댑터를 사용할 경우 완충까지 약 3.5시간이 걸린다. 12W 충전기 및 모든 애플 USB-C 충전기는 85%까지 약 1시간 2분이 걸린다. 기본 충전기에 비해 1시간 더 빠른 속도다. 픽셀 어댑터는 기본 충전기에 비해서는 훨씬 더 빠르지만, 애플 12W 아이패드 충전기 또는 다른 애플 USB-C 어댑터에 비하면 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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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W 아이패드 어댑터를 사용할 경우 아이폰 8 플러스의 충전 속도는 7 플러스와 동일하다. 그러나 픽셀 어댑터를 포함한 USB-C 어댑터는 모두 약간 더 빠르다. 아이폰 8 플러스가 USB-PD 표준을 통해 USB-C 충전기와 적절한 속도를 협상한다는 점, 그리고 모든 어댑터가 휴대폰이 감당할 수 잇는 최대한의 전력을 제공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할만한 점은 값비싼 새 케이블이 필요없는 12W 애플 어댑터가 큰 차이 없는 성능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USB-C 충전기의 충전 속도가 20~25% 더 빠른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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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X의 결과도 아이폰 8 플러스와 거의 같다. USB-C 충전기는 30분만에 50% 충전되며, 완충까지 2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12W 애플 어댑터는 그보다 겨우 20분 정도 더 느리다.

신형 아이폰들이 USB-C 충전기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는 것은 확실해 보이지만, 아이폰 8 플러스와 같은 구형 모델도 USB-C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고, 이 경우 기본 5W 어댑터에 비해 훨씬 더 빠르게 충전된다. 그러나 이를 사용하기 위해 구입해야 하는 어댑터와 USB-C 라이트닝 케이블의 비싼 가격을 생각하면, 19달러짜리 12W 애플 어댑터가 가장 매력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5W 어댑터에 비해 충전 속도가 훨씬 더 빠르고, 모든 아이폰에서 작동하며, 새 케이블도 필요 없다.

(다음 페이지에서 어댑터별 충전 속도 비교)
어댑터별 충전 속도
위 도표에서 볼 수 있듯이 어느 모델 또는 전원 어댑터를 사용하든 일단 85~90% 충전 지점이 지나면 그 이후 100%까지의 충전 속도는 무척 느리다. 이는 모든 휴대폰에서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완충에 가까워지면 안전과 배터리의 수명 유지를 위해 충전 속도를 일정 수준으로 제한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음 그래프에서는 다양한 전원 어댑터 간의 차이점을 조금 더 명확히 드러내기 위해 85%까지의 충전 속도를 보여준다. 그 이후에는 모든 어댑터의 충전 속도가 떨어지므로 차이가 무의미해진다. 따라서 단순한 방전에서 100%까지의 충전 속도를 보여주는 것으로는 각 충전기 간의 실질적 속도 차이를 명확히 알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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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아이폰에 포함된 5W 어댑터는 짜증날 만큼 느리다. 어느 모델을 사용하든 충전 속도는 분당 0.6% 정도로 85%까지 약 2시간 15분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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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19달러짜리 12W 전원 어댑터를 사용하면 3개 모델 모두 충전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진다. 세 모델의 충전 속도 차이는 5분 이내다. 아이폰 모델에 관계없이 85%까지 약 1시간 20분이 소요된다(몇 분 정도의 차이는 발생). 기본 5W 어댑터에 비하면 70% 정도 더 빠른 속도이며, 새 라이트닝 케이블을 구입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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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가장 저렴한 USB-C 어댑터 가격은 49달러이며, 25달러짜리 USB-C 라이트닝 케이블을 따로 구입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얻는 이점은? 아이폰 7 플러스의 경우 전혀 없아. 12W 어댑터와 완전히 똑같다. 아이폰 8 플러스 또는 아이폰 X을 사용한다면, 85%까지 10분에서 15분 정도 더 빠르게 충전된다. 신형 모델들은 확실히 USB-PD 호환 어댑터의 효과를 보는 것 같지만 충전량 약 70%부터는 그 차이도 점점 줄어든다.

USB-PD를 지원하는 USB-C 어댑터를 사용할 경우 아이폰 8과 아이폰 X은 30분 내에 50%까지 충전된다는 애플의 주장은 틀림없는 사실로 확인됐다. 12W 어댑터를 사용하거나 아이폰 7 플러스를 사용할 경우, 50% 충전까지 그보다 10분 더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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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북 프로 전원 어댑터는 USB-PD 표준을 사용하며, 충전 속도는 오차 범위 이내에서 29W 어댑터와 동일하다. 당연한 결과다. 모든 제품이 61W는 고사하고 29W도 다 끌어 쓰지 못하니 두 어댑터 모두 휴대폰과 어댑터 간에 협상된 충전 속도 상한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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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픽셀용 18W USB-C 전원 어댑터 가격은 35달러이며, USB-C 케이블과 함께 제공된다. USB-C-라이트닝 케이블은 여전히 필요하지만, 적어도 여분의 USB-C 케이블 하나는 더 생긴다. 최대 출력 18W는 애플의 USB-C 어댑터와 마찬가지로 아이폰 8 플러스와 X을 최대 속도로 충전시키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이폰 7 플러스의 결과는 흥미롭다. 애플 USB-C 어댑터와 12W USB-A 어댑터의 충전 속도는 동일한데, 구글 USB-C 어댑터는 똑같이 USB-PD 표준을 준수함에도 불구하고 속도가 더 느리다. 기본 5W 어댑터보다는 훨씬 더 빠르지만 12W 어댑터의 속도에는 미치지 못한다.

구매 가치가 가장 큰 아이폰 전원 어댑터
최신 아이폰을 사용하든 구형 모델을 사용하든 19달러짜리 애플 12W USB 전원 어댑터를 구입하는 편이 유리하다. 휴대폰과 함께 제공되는 기본 USB-A 라이트닝 케이블로 충전이 가능하고, 신형 모델과 구형 모델 모두 충전 속도를 대폭 높여준다. 기본 5W 어댑터에 비해 약 70% 더 빠르다. USB-C 충전기와 USB-C 라이트닝 케이블을 구매하려면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들고(케이블 값만 해도 12W 어댑터보다 더 비싸다!) 12W 어댑터에 비해 약 20% 정도 빠를 뿐이다.

15분의 시간을 사기에는 너무 큰 금액이다. 굳이 구입할 많나 상황을 따져보자면 USB-C 어댑터를 다른 제품에도 사용할 수 있는 경우다. 예를 들어, 신형 맥북이 있다면 여기에 해당된다. 애플이 2018년에 출시할 새 아이패드도 분면 USB-PD를 지원할 것이므로 그때 가서 USB-C 라이트닝 케이블에 투자한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여기서 우리가 분노해야 할 부분은 애플이 기본으로 제공하는 어댑터의 형편없는 충전 성능이다. 게다가 애플은 이 빈약한 5W USB-A 충전기를 벗어나는 대가로 터무니없이 비싼 비용을 요구한다. 아이폰 8 플러스의 가격은 800달러, 아이폰 X은 무려 1,000달러에 달한다. 이 정도 가격이라면 USB-C 충전기와 케이블이 기본 포함되어야 마땅하다. 현재 애플이 따로 판매하는 29W 충전기까지는 아니어도 되지만, 15~18W 정도든 되어야 휴대폰에서 지원되는 최대 속도로 충전이 가능하다. 게다가 애플 USB-C 어댑터와 액세서리의 가격도 너무 비싸다. 다행이라면, 타사 제품을 대신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editor@itworld.co.kr

Jason Cross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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