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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국종 "외부 나쁜 의견 견뎌낼 힘 없다···자괴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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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국종 아주대 중증외상센터장. 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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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아주대 중증외상센터장이 “그동안 일한 것보다 일주일 북한 병사를 치료하는 동안 병원장님께 호출을 받은 게 더 많을 정도로 견디기가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이 센터장은 22일 귀순 병사 상태 브리핑을 위해 자리에 선 후 “외부에서 나쁜 의견이 제기됐을 때 저희와 같은 작은 신생 외과 대학은 견뎌낼 힘이 없다. 그래서 원장님은 브리핑을 취소하라고 하셨으나 외신기자까지 와있는데 그러면 창피한 일 아니겠나”라고 밝혔다.

이어 “저도 이런 상황까지 온 것에 굉장히 자괴감이 든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저는 칼을 쓰는 사람이다. 일반 사람들은 외과 의사가 쓰는 칼과 살인자가 쓰는 칼은 칼 잡는 각도만 다르다고 한다. 저는 그 말대로 사람의 몸을 자르고 들어가 장기를 떼어내고 발라낸다”며 “의사 전체 영역에서 외과 의사들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전문화된 일에 특화된 사람이다. 그래서 말이 말을 낳고 낳은 말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말의 잔치가 되어버리는 복잡한 상황을 헤쳐나갈 힘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분들께 환자에 대한 정보를 드리지 못해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고 다시 한번 ‘자괴감’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환자 치료는 이벤트가 아니다.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환자가 수술 끝나면 눈을 뜨고 걸어 나오는 것은 영화에서나 나오는 이야기”라고 현 상황에 아쉬움을 표현했다.

앞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기생충과 분변, 위장의 옥수수까지 공개돼 병사의 인격에 테러를 당했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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