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난 아이폰X, 청소년 하루 11시간 불법노동 파문

혼자서 하루 1200대 카메라 조립
학생들 "강제로 일하게 했다" 주장
"연말쇼핑철 앞두고 생산량 늘리려"

전세계적인 인기로 공급난을 겪고 있는 아이폰X의 생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제조사가 청소년을 고용해 불법노동을 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이폰X을 생산하는 폭스콘의 중국공장에서 고등학생들이 불법 연장근로에 시달리며 아이폰을 조립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17세~19세의 고등학생 6명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허난성 정저우의 폭스콘 공장에서 매일 11시간씩 아이폰을 조립했다"고 밝혔다. 하루 11시간씩 일하는 것은 국제노동기구 협약 위반은 물론 중국법상으로도 불법이다.

현재 이 공장에는 이들 6명을 포함해 정저우 '도시철도환승학교' 학생 3000명이 지난 9월부터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일하고 있다. 학생들은 "졸업하려면 이 공장에서 3개월간 '근로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학교 측의 말을 듣고서 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학생은 "학교가 우리를 여기로 강제로 보냈다. 우리의 학업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학생은 "하루에 1200대의 아이폰X카메라를 조립했다"고 폭로했다.

이같은 노동혹사의 배경에는 아이폰X의 공급난이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아이폰X는 출시전부터 공급을 초과하는 수요로 인해 출시전부터 심각한 공급난이 예상됐었다. 미국 등 1차 출시국의 경우에도 예약후 4~6주는 기다려야 한다는 보도가 줄을 이었다. 한국의 경우 내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공급난이 다소 풀리기 시작했다. 미국·일본·유럽 등의 온라인 애플 스토어와 주요 이동통신업체 온라인 매장들은 아이폰X 주문을 받아 제품을 발송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을 '2~3주'로 표시하고 있다. 최근까지 '3∼4주'로 표시되던 것보다 1주 짧아진 것이다.

IT전문매체 더버지는 "이번에 알려진 아이폰X의 청소년 불법 노동혹사 소식 이전에는 아이폰X의 공급난이 이슈였다"면서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청소년을 불법 고용해 혹사시킨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나 애플과 폭스콘은 불법노동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애플은 "감사결과 중국 공장에서 고등학생 인턴의 연장근로 사례가 있음을 확인했다"면서도 "이들은 자발적으로 일을 한 것이고 충분한 보상이 제공됐다"고 말했다. 연장근로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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