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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취재파일] 명가 재건 이끄는 '갈색 폭격기' 신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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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프로배구에서 삼성화재가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개막 후 2연패 뒤 7연승을 달리면서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사실 삼성화재에게 '돌풍'이라는 표현을 쓰는 게 좀 어색하기도 합니다. 삼성화재는 지난 2005년 V리그 출범 후 13시즌 동안 무려 8번이나 우승을 차지했고, 2007-2008 시즌부터 2013-2014 시즌까지 7시즌 연속 정상에 오른 '절대 강자'였으니까요.

그랬던 삼성화재가 최근 세 시즌 동안 우승이 없었고, 특히 지난 시즌에는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조차 진출하지 못하는 '충격'을 경험했습니다. 삼성화재는 올 시즌을 앞두고 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신진식 감독을 사령탑으로 영입하고 '명가 재건'의 임무를 맡겼는데, '신진식 효과'가 시즌 초반부터 나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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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부담감이 컸습니다. 제가 와서 얼마만큼 해낼 수 있을까 그런 걱정도 많이 됐는데, 경기를 치러 가면서 부담감은 많이 떨쳐냈습니다. 지금, 생각했던 것보다는 잘 가고 있습니다. 초반에는 2~3위권 정도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선수들 컨디션도 좋고 분위기도 좋다 보니 연승을 달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삼성화재 훈련장에서 신진식 감독을 만났습니다. 신 감독은 초반 위기를 잘 넘겨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선수들도 열심히 했고, 경기 내용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는데 초반 2연패를 했죠. 그때 선수들에게 "지금 이게 우리 팀의 전부가 아니다. 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해줬는데, 선수들이 자진해서 머리도 짧게 깎고 더 열심히 하려는 자세를 보이니까 그게 참 보기 좋았죠. 그다음부터 경기도 잘 풀렸고. 믿고 잘 따라와 주는 선수들한테 정말 고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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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감독이 부임 때부터 강조해온 기본기와 팀워크가 살아나면서 삼성화재는 7개 구단 가운데 공격 성공률(56.14%)은 가장 높고, 실점과 실책은 가장 적은 효율적인 배구로 고공 행진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에 외국인 선수 타이스의 공격 비중이 지나치게 높았던 것에 비해 올 시즌에는 베테랑 토종 거포 박철우 선수가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쌍포'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고, '만년 유망주'로 불렸던 세터 황동일 선수가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습니다.

"훈련할 때는 감독님이 정말로 엄하게 다스리시거든요. 선수들 잘못했을 때는 강하게 질책하시고. 하지만 막상 시합에 들어가면 선수들을 최대한 편하게 해주십니다. "공격적으로 하고, 너희들이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봐라. 이미 연습 때 다 만들어졌기 때문에 시합 때는 너희들이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해 봐" 이렇게 말씀해주시면서 저희들이 편안한 플레이를 할 수 있게끔 어떤 판을 만들어 주시는 것 같습니다." 주장 박철우 선수의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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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계에는 '최고의 선수가 최고의 지도자가 되기는 어렵다'는 말이 있습니다. 스타플레이어 출신 지도자들은 흔히 자신의 눈높이에서 선수들을 바라보기 때문에 기대치가 너무 높고, 선수들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덕목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역 시절 '갈색 폭격기'로 불리며 실력과 인기 모두 최고의 선수였던 신 감독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요? "저는 그걸 다 내려놓았습니다. 제가 선수들에게 '야, 그건 그렇게 하면 안 돼 이렇게 해. 나는 옛날에 이렇게 했어' 그렇게 얘기하면 안 되니까요. 저는 그런 건 다 내려놓고 선수들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옆에서 많이 조언해주는 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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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잘하고 있다고 해서 자만하면 안 되죠. 이것을 언제까지 끌고 갈지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고요. 계속 연승을 하면 좋겠지만 언젠가는 지는 경기가 나올 것이고 위기가 찾아오기 마련이니까 그걸 빨리 극복하고 일어설 수 있는 그런 팀이 되는 게 중요합니다." 힘차게 '명가 재건'의 시동을 건 신진식 감독이 과거 삼성화재에서 함께 코트를 누볐던 김세진, 최태웅 감독에 이어 또 하나의 '성공 신화'를 쓸지가 올 시즌 V리그의 큰 볼거리입니다.

[서대원 기자 sdw21@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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