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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단독]도시숲, 미세먼지 저감 효과 큰데 예산은 되레 깎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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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1㏊당 대기오염 물질 연간 168㎏ 흡수…도심 열섬현상 완화도

서울·경기·인천, 1인당 도시숲 면적 WHO 최소기준 크게 못 미쳐

2011년 예산 834억·올해 677억…황주홍 의원 “도시숲 확충 필요”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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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 거대 인공숲인 한밭수목원이 생겨난 뒤 공기가 몰라보게 깨끗해졌어요. 여름철에는 한결 시원해졌고요.”

대전 둔산지구에 사는 김모씨(53)는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한밭수목원 덕분에 쾌적한 생활을 하게 됐다고 만족해한다. 국비·지방비 등 297억원을 투입해 2005년 문을 연 국내 최대 인공수목원인 한밭수목원(면적 38만6000㎡)은 ‘도심의 허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수목원 내 생태숲·관목원·야생화원·습지원 등에 1504종 60만8000본 나무와 풀이 숲을 이루어 시민들의 안식처로 자리 잡았다.

미세먼지가 증가하고 지구온난화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한밭수목원과 같은 ‘도시숲’의 존재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도시의 미세먼지를 줄이고 열섬현상(도심 온도가 주변 지역보다 높게 나타나는 현상)을 완화시키는 등 도시가 떠안고 있는 환경 문제를 줄이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정부의 도시숲 관련 예산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이 21일 산림청 등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15년 기준 서울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23㎍/㎥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10㎍/㎥)을 2배 이상 초과하고 있다. 이는 도쿄(16㎍/㎥), 런던(15㎍/㎥) 등 선진국 주요 도시에 비해서도 높다. 2015년 서울에서 25일 동안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최근 들어서는 폭염 피해도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 등 국내 대도시가 안고 있는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시숲 확대가 손꼽힌다. 도시숲을 포함한 숲은 1㏊당 연간 168㎏의 미세먼지와 이산화황·이산화질소·오존 등의 대기오염 물질을 흡수한다고 알려졌다. 도시숲이 있는 도심은 숲이 없는 도심에 비해 미세먼지 농도는 40.9%, 부유먼지(PM10) 농도는 25.6% 각각 낮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나뭇잎 표피세포의 굴곡, 섬모, 돌기, 왁스층 등이 미세먼지 등의 대기오염 물질을 흡착·흡수하는 덕분이다.

도시숲은 여름철에 주변 기온을 낮춤으로써 폭염과 도심 열섬현상을 완화시키는 데도 탁월한 기능을 한다. 도시숲 기온은 도심에 비해 최대 3∼7도 낮다. 위성영상으로 기온차를 분석해 보면 서울 홍릉숲은 주변 도심보다 표면온도가 최소 5도 이상 낮게 관측되곤 한다.

국내는 인구밀집지인 수도권을 기준으로 할 때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이 WHO 권장기준인 9㎡에 못 미친다. 수도권의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은 서울 5.32㎡, 인천 7.56㎡, 경기 6.62㎡다. 독일 베를린과 영국 런던 등은 WHO 기준의 3배에 이르는 도시숲을 확보하고 있다.

수도권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도시숲 확충이 시급하지만 국내 도시숲 관련 예산은 2009년 944억원, 2011년 834억원, 올해 677억원 등으로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황 의원은 “우리나라는 전체 국민의 92%가 도시에 거주하기 때문에 도시숲 조성의 필요성이 더욱 크다”며 정부 차원의 관심을 촉구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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