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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강민호를 놓치다니" 충격의 롯데 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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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80억에 삼성 유니폼 입어

팬들 "상실감 너무 커… 잘 가라는 인사 못하겠다"

조선일보

/삼성 라이온즈


부산 사직구장의 인기 응원가였던 '롯데의 강민호'를 다음 시즌부터는 들을 수 없게 됐다. 롯데에서 프로야구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 포수 강민호(32·사진)가 삼성으로 팀을 옮겼기 때문이다. 삼성 구단은 21일 강민호와 4년 총액 80억원(계약금 40억원·연봉 40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롯데 구단도 강민호에게 총액 80억원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는 내용의 보도 자료를 냈다. 총액은 같아도 보장 금액과 연봉 옵션 등은 다를 수 있다. 강민호는 삼성과 롯데가 제시한 조건을 따져 유리한 쪽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2013년 롯데와 4년 75억원에 사인했던 그는 이번에 삼성과도 대형 계약을 맺었다. 총액 규모로는 8년간 155억원이다.

강민호는 2004년 입단 이후 14년 동안 롯데 유니폼만 입고 1495경기에 출전해 통산 타율 0.277(1345안타 218홈런)을 기록했다. 국가대표로 2008 베이징올림픽,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우승에 힘을 보탰다. 그는 "10년 넘게 몸 담았던 팀을 떠나는 건 정말 힘든 결정이었지만, 진심으로 다가온 삼성 구단의 정성을 느꼈다"며 이적 이유를 밝혔다.

연고지 스타를 잃은 롯데 팬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상실감이 너무 크다. 도저히 잘 가라는 인사는 못하겠다' '매번 FA를 놓치는 구단이 너무 실망스럽다. 이젠 롯데를 응원하지 않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롯데는 지금까지 FA 자격을 얻었던 소속팀 선수 10명을 잡지 못했다. 10개 구단 중 '집토끼'를 가장 많이 놓친 팀이다.

4년 전 강민호가 처음 FA가 됐을 때 그를 '삼민호(삼성 강민호의 줄임말)'라고 부를 정도로 애정을 드러냈던 삼성 팬들은 신바람이 났다. 2011~2014년 내부 육성 선수 중심으로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했던 삼성은 지난 2년 연속 9위에 머무르자 FA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작년에 투수 우규민(4년 65억원)과 외야수 이원석(4년 27억원)을 영입한 데 이어 올해 강민호까지 데려오며 지갑을 열고 있다. 홍준학 삼성 단장은 "이승엽의 은퇴로 약해진 타선을 메울 수 있고, 팀 내 젊은 투수들의 성장도 도울 수 있게 됐다"고 만족해했다.

[윤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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