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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애플, ‘아이폰X’ 생산에 고등학생 3000명 불법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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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X'(왼쪽)과 중국 폭스콘 공장에서 아이폰 생산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팀쿡 애플 CEO.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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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아이폰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불법 노동'이 이뤄지고 있다는 폭로가 또 나왔다. 이번에도 애플에서 일감을 받아 제품을 조립하는 대만의 전자기기 전문 제조업체 폭스콘이 문제가 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1일(현지시간) 애플 '아이폰X' 생산에 현지 고등학생 인력이 동원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이같이 전했다.

매체에 불법 노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알린 이들은 고등학생 6명이다. 이들은 중국 정저우에 있는 폭스콘 공장에서 하루에 보통 11시간 이상을 노동에 매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학생 노동력의 이같은 초과근로는 중국법상 불법이다. 애플은 아이폰X 출시 직후부터 공급물량 부족에 시달려 왔다. 이를 만회하기 위한 초과근무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매체에 이같은 사실을 폭로한 학생 6명에 따르면, 이처럼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 학생들은 3000여명에 이른다. 정저우 도시철도학교 학생들이 지난 9월부터 지역에 있는 혼하이정밀(폭스콘)에 동원돼 아이폰 생산에 투입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폭스콘에서 이같은 청소년 노동이 이뤄지는 것은 학교를 졸업하기 위해 채워야 하는 '근로 경험'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으로 따지면 일종의 현장실습 제도와 유사하다. 그러나 문제는 폭스콘에서 아이폰을 조립하는 일은 학생들의 전공이나 진로와 전혀 관련이 없다는 점이다. 학교의 노동 강요 정황도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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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출시를 준비 중인 최신 스마트폰 &#39;아이폰X&#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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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생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학교가 노동을 강요하고 있다"며 "이러한 노동은 나와는 전혀 관련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18세인 이 학생은 기차 승무원 채용을 앞두고 있다. 그가 하루 조립하는 아이폰X 대수는 무려 1200여대. 이 학생처럼 아이폰 생산에 동원되는 학생들의 나이는 17~19세다.

학교 측은 파이낸셜타임스의 취재 요청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애플과 폭스콘 측은 학생들의 노동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자발적인 참여였다고 공식 해명했다.

애플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공급업체 시설에서 초과 근무하는 학생들의 사례를 조사했고, 일한 학생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혜택을 제공했다"며 "그러나 초과 근무를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폭스콘 측도 "모든 일은 자발적으로 이뤄졌다"며 "보상을 받았다"고 논평했다.

폭스콘은 매년 8~12월 물량이 몰릴 때 지역 학교 학생들을 근로 경험 명목으로 노동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의 허난성 교육부가 지역 학교 측에 폭스콘에 학생들을 파견하라고 독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매체는 교육부의 조치는 폭스콘을 지탱하기 위한 특혜라고 지적했다.

애플과 주요 생산 파트너인 폭스콘 공장은 그동안 노로자의 불법 노동 등으로 문제를 일으켜 왔다. 폭스콘 공장에서 극심한 노동에 시달리던 노동자가 연이어 자살하는 등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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