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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특수활동비’ 말의 덫에 걸린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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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에게 줬다” → “야당 원내대표 지원” → “기억의 착오”

원혜영 “안 받았다” 반박에 또다시 말 바꾸며 한 발 빼

경향신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63·사진)가 21일 한나라당(한국당 전신) 원내대표 시절 자신의 국회 특수활동비 유용 의혹에 대해 말을 또 바꿨다.

‘특활비 일부를 부인에게 생활비로 줬다’(2015년 5월11일)→ ‘특활비로 야당 원내대표 등에게 국회 운영비를 지원했다’(2017년 11월18일)→ ‘기억의 착오일 수 있다’(2017년 11월21일) 등 그의 해명은 벌써 두 차례 바뀌었다. 국정원 특활비 논란의 불똥이 자신에게 튀자, 이를 피해 나가려다 말이 꼬인 것이다.

시작은 이렇다. 홍 대표는 2015년 5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받은 1억원으로 2011년 한나라당 경선 기탁금 1억2000만원을 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국회 특활비를 꺼냈다. 당시 홍 대표는 “2008년 여당 원내대표를 할 때 매달 국회 대책비로 나온 4000만~5000만원씩을 전부 현금화해 국회 대책비로 쓰고 남은 돈을 집사람에게 생활비로 주곤 했다”며 “이전에 변호사 활동 당시 모은 돈을 포함해 집사람이 그 돈들을 모아 비자금으로 만들어 그중에서 1억2000만원을 내준 것”이라고 했다.

그로부터 2년6개월 뒤 국정원 특활비 논란이 자신에게 번지자 홍 대표는 다른 소리를 했다. 홍 대표는 지난 18일 페이스북에서 월 4000만원의 특활비를 야당 원내대표 국회 운영비 보조, 국회 운영경비 지출, 여야 의원 및 기자 식사 비용 등에 썼다고 했다.

이어 “국회의원들과 기자들 식사 비용 등을 원내활동비로 대치할 수 있었기 때문에 급여에서 쓰지 않아도 되는 그 돈을 집사람에게 생활비로 주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 세금인 공금을 유용할 정도로 부패하거나 어리석지 않다”고도 했다.

하지만 홍 대표는 3일 만에 말을 번복했다. 베트남을 방문 중인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일부 야당 원내대표가 받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 부분은 기억의 착오일 수 있다”고 했다.

홍 대표의 원내대표 시절 파트너였던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의원이 전날 “그 어떠한 항목으로도 홍준표 당시 국회 운영위원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해명과 사과가 없으면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하자 즉시 뒤로 물러선 것이다.

홍 대표는 “사쿠라(말 바꾸기·거짓말) 논쟁을 일으킬 만한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수차례 말 바꾸기로 홍 대표가 스스로 공신력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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