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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그들의 ‘만원 전쟁’ 우리들의 ‘탕진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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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업체에 중·일·유럽업체까지 중저가 생활용품점 춘추전국시대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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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 한 장으로 독특한 생활용품을 여러 개 살 수 있는 중저가 생활용품점들이 급성장하고 있다. 다이소, 모던하우스, 버터 등 국내 업체들이 승승장구하는 가운데 중국과 일본, 북유럽의 해외 생활용품 브랜드들도 속속 한국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며 ‘만원 전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가성비 시대’에 싸면서도 독특한 신제품들을 빠르게 내놓으면서 20·30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저가 생활용품 시장 규모는 약 2조원이지만 2년 뒤인 2019년에는 두 배인 4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대표 ‘1000원숍’을 앞세우며 1997년 1호점을 오픈한 다이소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지난 7월 기준 매장 수가 1190개를 돌파했다. 지난해 매출은 1조5600억원으로 같은 기간 카카오(1조4642억원)보다도 높다. 연평균 매출 성장률도 20%가 넘어 올해 2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다 최근 사모펀드에 매각이 확정된 생활용품 브랜드 모던하우스와 버터도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8000여가지 가구와 생활 소품을 판매하는 모던하우스는 지난해 매출 3000억원으로 최근 연평균 10%씩 이상 성장했다. 2014년 9월 홍대 1호점 오픈 후 현재 전국에 14개 매장을 운영 중인 버터는 올해 안에 40여개로 매장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버터는 독특한 디자인의 문구류와 인형, 생활용품을 주로 판매해 20·30대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이국적 디자인에 실용성을 앞세우며 한국시장에 상륙한 해외 라이프스타일 용품점들도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미니소,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 리빙도쿄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과 중국의 합작 브랜드인 ‘미니소’는 지난해 8월 국내에 첫선을 보인 후 1년여 만에 점포 수를 50곳으로 늘리며 세를 확장하고 있다. ‘2020년 매출 1조’라는 목표 아래 연내 ‘70호점 개점, 550억원 매출’ 달성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독특하고 톡톡 튀는 소품과 다양한 디자인의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덴마크 잡화점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과 각종 일본 아이디어 상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리빙도쿄’가 가세하며 중저가 생활용품점업계 춘추전국 시대가 열렸다.

이와 같이 중저가 생활용품 전문점들이 각광받는 가장 큰 요인은 단연 ‘가성비’다. 이들 생활용품점들은 평균 제품 가격이 대부분 5000원을 넘지 않고 객단가도 1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만원 한 장으로 장바구니를 가득 담을 수 있다. 젊은 세대에서 유행하는 ‘탕진잼’(소소하게 탕진하는 재미)과 ‘시발비용’(스트레스를 받아 충동적으로 지출하는 비용) 등 새로운 소비트렌드와 맞물린 점도 매출 증대효과를 불렀다.

특히 소비자들이 중저가 생활용품점에서 지갑을 쉽게 여는 것은 ‘한 번 쓰고 버려도 부담 없는 가격’이라는 점도 작용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여기에 1인 가구 증가로 가구 수가 늘고 집 꾸미기 열풍이 불며 생활용품 수요가 급증한 것도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업체들도 제품 회전율을 높이고 다양한 신제품 개발을 통해 소비트렌드 변화에 대응한 것도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되 저렴한 가격과 빠른 상품 회전으로 승부하는 ‘패스트 리빙(fast living)’ 전략이다.

모던하우스는 매장 입구에 마련된 메인 스테이지를 2~3주에 한 번씩 새로운 콘셉트로 교체한다. 다이소는 매달 600여가지의 신상품을 선보이며 미니소의 경우 매달 500개가 넘는 제품들이 새롭게 개발된다.

한 생활용품점 관계자는 “단순히 값만 싼 제품들만 판매했다면 까다로운 요즘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을 것”이라며 “작은 생활용품 하나에도 독특하고 차별화된 디자인을 선호하는 소비트렌드에 잘 대응한 점이 성공요인”이라고 말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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