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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슈+] 원·달러 환율 또 연중 최저…심상치 않은 원화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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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하반기 1050원 전망도 /미 달러 약세·위험자산 선호 영향/신흥국 경기호조 환율상승 제한/환율 10%P↓ 땐 수출價 1.9%P↑/한국경제 버팀목 수출에 악영향

원·달러 환율이 21일 연중 최저치 기록을 경신한 가운데 내년엔 올해보다 더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일부에선 하반기에 달러당 105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세계일보

달러환율이 전날 대비 3.9원 내린 1,097.5원에 마감한 17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8원 내린 달러당 1095.8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17일 연중 최저치(달러당 1097.5원) 기록을 2거래일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9월 8일(달러당 1092.6원) 이후 1년 2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097원으로 개장하면서 시작부터 강세 기류가 강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증시가 상승하면서 원화 등 위험자산 매수세가 나타난 것이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도 57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내년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투자증권은 달러당 평균 1075원을 제시했다. 지금까지 나온 2018년 환율 전망 가운데 가장 낮다. 환율은 하반기에 더 낮아져 내년 1분기 1100원에서 2·3분기 1075원, 4분기 1050원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도 내년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원화 강세가 심화할 것으로 봤다. 환율 전망치는 평균 1095원으로, 1분기 1115원, 2분기 1095원, 3분기 1080원, 4분기 1090원이다. 우리은행은 달러당 1080원, 신한금융투자와 LG경제연구원은 각각 달러당 1100원, 1130원을 전망했다. 모두 올해 초부터 이날까지 원·달러 평균 환율인 1135.84원보다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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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이 해외 투자은행(IB) 등을 상대로 조사한 내년 환율 전망은 평균 1131.25원으로 국내 전망보다는 높지만 내년 1분기 1140원에서 4분기 1120원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방향성은 같았다.

원화 강세의 주원인으로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현상과 미국의 달러 약세 선호 등이 꼽힌다. 미국의 금리인상 등은 달러 강세 요인이지만 이미 환율에 반영돼 있고, 교역 확대에 따른 신흥국 경기 호조 등이 원·달러 환율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내년은 본격적인 약달러 시대”라며 “내년 원·달러 환율은 1060~116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화 강세 근거로 △달러화 약세 △수출 성장탄력 강화 △정부 재정 정책을 통한 내수 활성화 기대 △한국은행 금리인상을 제시했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 연구위원도 “10년 약세 후 6년간 강세를 보이는 달러 사이클상 올해부터 다시 약세에 접어들 차례”라며 “앞으로 간헐적인 달러 강세는 가능하겠지만 원·달러 환율은 점진적으로 하향 안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일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세계 성장률 개선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심리 부각은 달러화 약세 요인”이라며 “미국 제조업 개선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달러 약세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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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하락이 지속하면 현재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우려된다. 원화 가치가 오르면 수입 물가가 떨어져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되지만 수출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려 수출에는 악영향을 미친다. 현대경제연구원 신유란 연구원은 “환율이 10%포인트 하락하면 수출가격은 1.9%포인트 증가하고 나머지는 기업손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수출 둔화와 경제성장세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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