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8000년 전에도 '개 목줄' 채웠다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북서쪽에서 개 모습 새겨진 사암 발견

뉴스1

목줄을 착용한 개와 사냥꾼의 모습이 담긴 암각화. 밑에 사진은 암각화 원형. (사진 Maria Guagnin/인류학적 고고학 저널)© News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8000년 전에도 개에게 목줄을 채웠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암각화가 발견됐다.

20일(현지시간) 미국 과학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북서쪽에 위치한 슈와이미스와 주바 유적지에서 화살을 든 사냥꾼과 13마리의 개의 모습이 새겨진 사암(砂岩)이 발견됐다. 암각화에 그려진 개 중 2마리는 목줄에 묶여있다.

이 암각화는 최소 8000~9000년 전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추정치가 사실이라면 현재까지 발견된 개 그림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이전까지는 이란에서 약 8000년 전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토기 속 개 그림이 가장 오래된 그림이었다.

독일 막스플랑크 인류사 연구소의 마리아 구아닌 연구팀과 사우디 관광국가유산위원회가 지난 3년간 공동으로 진행한 1400여개 암각화 분류작업에서 확인됐다. 이들은 작업을 통해 바위에 새겨진 동물이 6618마리이고, 그 중 개는 349마리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바위 속 개들의 모습은 다양했다. 목줄에 묶인 개의 모습은 물론 개와 함께 사자를 사냥하는 사람의 모습, 개들이 양·염소 등을 물고 공격하는 모습 등이 새겨져 있었다. 학계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8000년 전부터 개를 길들여 사냥에 이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하고 있다.

또 이들은 암각화에 선명하게 그려진 개 모습을 보고 견종을 추측했다. 연구진은 쫑긋 선 귀와 짧은 코, 말린 꼬리를 가진 모습으로 볼 때 현대의 '케이넌 도그' 같다고 밝혔다. 케이넌 도그는 이스라엘과 중동 사막지역에서 경비견과 양치기개로 사육됐으며 온순한 성격으로 길들이기 쉽고 인내심이 강하다.

연구진은 "(암각화를 보면) 개들을 통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들이 사냥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 자연사박물관의 동물고고학자인 멜린다 제더는 "정말 놀랄 일"이라며 "오래 전부터 개들과 함께 사냥을 나갔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인류학적 고고학 저널(Journal of Anthropological Archaeology) 최신호에 실렸다.



lgirim@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