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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전병헌 前수석 17시간 수사한 檢 '혐의입증 자신'…영장청구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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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고위인사 첫 구속 '정치적부담' 커

진술·자료, 측근 구속 등으로 전병헌 '사면초가'

뉴스1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7.11.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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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17시간이 넘는 고강도 조사를 받은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 전 수석은 여전히 '어떤 불법에도 관여한 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이 파악하고 있는 뇌물액수가 3억원대에 달하는 만큼 전 전 수석이 금품수수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구속영장 청구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검찰이 문재인 정부 출범 6개월여 만에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공개소환한 것은 혐의를 입증할 진술 및 자료 등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 전 수석은 국회의원 시절이던 2015년 자신이 명예회장으로 있던 한국e스포츠협회에 롯데홈쇼핑이 3억원대의 후원금을 내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롯데홈쇼핑은 사업권 재승인을 앞둔 상황이었고 전 전 수석은 재승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었다는 점에서 검찰은 대가성을 의심하고 있다.

전 전 수석이 재승인과 관련된 하자를 문제 삼지 않는 조건으로 롯데홈쇼핑이 자신들의 사업과 연관성이 없는 e스포츠협회에 후원금을 주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해 롯데홈쇼핑 수사과정에서 2015년 강현구 당시 롯데홈쇼핑 사장이 전 전 수석을 직접 만난 뒤 협회에 후원금을 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사장이 재승인 문제와 관련해 전 전 수석을 만났다는 내용이 포함된 롯데 측 보고서도 확보된 상황이다. 롯데홈쇼핑 측이 건넨 기프트카드를 전 전 수석 가족이 사용한 단서도 확보했다.

전 전 수석에 대한 검찰의 수사망은 더욱 촘촘해지고 있다. 검찰은 앞서 후원금 3억원 중 1억1000만원을 자금 세탁을 통해 빼돌린 혐의로 전 전 수석의 옛 비서관인 윤모씨와 김모씨, 브로커 배모씨를 구속하고 후원금 출연 과정 등을 집중 추궁했다. 이후 e스포츠협회 사무총장 조모씨도 횡령 등을 도운 혐의로 구속했다.

수사 과정에서 e스포츠협회 돈으로 전 전 수석 의원시설 비서와 인턴에게 매달 100만원씩 1년간 급여가 지급된 정황도 드러났다.

전 전 수석과 e스포츠협회 측에 따르면 전 전 수석은 당시 협회 명예회장이었고 결재라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후원금 횡령 등의 과정에 개입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검찰은 전 전 수석이 e스포츠협회 회장과 명예회장 등을 지내며 단체에 대한 사실상 지배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이 정무수석에 임명된 이후에도 조씨로부터 현황을 보고받는 등 e스포츠협회 운영 전반에 관여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전 수석은 전날 검찰에 출석하면서 '청와대에 들어간 이후에는 협회 쪽 일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전 전 수석은 21일 오전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할 때에도 "어떤 불법에도 관여한 바 없다"며 관련 혐의를 거듭 부인했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의 진술 내용 등을 검토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cho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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