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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비즈 톡톡] 출시 연기된 애플 '홈팟'…후발주자가 비집고 들어갈 시장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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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첫 인공지능(AI) 스피커 ‘홈팟(HomePod)’ 출시가 내년으로 늦춰졌습니다. 애플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대변인을 통해 “생산과정에 좀 더 시간이 필요해지면서 홈팟 출시가 올해 12월에서 2018년 초로 연기됐다”는 성명을 냈습니다. 이에 따라 홈팟은 내년 초 미국, 영국, 호주에서 우선 출시됩니다.

조선비즈

애플 홈팟/블룸버그 제공



애플이 지난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에서 공개한 홈팟은 애플 음성인식 AI 비서 ‘시리(Siri)’를 탑재한 AI 스피커입니다. 홈팟은 시리 외에도 애플뮤직과의 연동, 가상 서라운드 사운드(Sound) 기능을 내세우고 7개의 트위터 스피커, 4인치 서브우퍼 등을 탑재해 ‘음향’을 강조한 AI 스피커입니다. 출고가는 349달러(약 39만원)입니다. 발표 당시 소비자들은 ‘혁신의 아이콘’ 애플이 만들어내는 AI 스피커에 큰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시장에서는 홈팟 연기 소식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아마존, 구글 등이 AI 스피커 시장을 선점한 데다 날이 갈수록 경쟁자도 많아져 홈팟이 내년에 출시되더라도 자리를 잡지 못할 것이라는 겁니다.

시장조사업체 CIRP(Consumer Intelligence Research Partners)가 이번 달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하반기에 AI 스피커 ‘에코(Echo)’를 출시하며 AI 스피커 카테고리를 만든 아마존은 미국 AI 스피커 시장에서 점유율 73%를, 지난해 AI 스피커 ‘구글홈(Google Home)’을 출시한 구글은 2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만카돈, JBL 등이 구글과 아마존의 AI 비서를 탑재한 음향 중심의 AI 스피커를 시장에 속속 내놓으면서 홈팟이 지향하는 음향 중심의 AI 스피커 시장 경쟁도 치열해졌습니다. 애플이 후발주자로서 시장에 어떻게 비집고 우위를 차지할 지 주목됩니다.

애플의 인공지능 비서 ‘시리’의 성능도 도마 위에 다시 올랐습니다. AI는 데이터가 많을수록 성능이 향상되지만 애플은 개인 정보보호 등 보안 문제를 이유로 6개월만 데이터를 저장해 경쟁사보다 데이터 양이 적다보니 시리의 성능 개선 속도가 경쟁사 대비 느립니다.

지난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애플의 AI 관련 특허 수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보다 적습니다. 애플은 해당 기간 15건의 특허만을 받았고 같은 기간 구글은 200건으로 1위, 마이크로소프트는 156건으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다만, 일부 외신들은 홈팟 출시 연기에 대해 애플이 제품과 기술 완성도를 고려한 결정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정보기술(IT) 매체 테크크런치는 "생산 일정을 맞추는 것보다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은 이미 수많은 기술 회사들이 배운 교훈"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제 매체 포천은 “올해 많은 회사가 (섣부르게) 제품을 출시해 소비자가 누락된 기능이나 버그를 밝혀야만 했다”며 “애플의 홈팟 출시 지연은 존경할만하다”고 전했습니다.

애플의 주된 수입원은 아이폰이기 때문에 홈팟 출시가 연기돼도 애플의 매출에는 큰 변동이 없을 전망입니다. 씨넷은 “홈팟은 애플 제품 내에서 (아이폰보다) 중요도가 떨어지는 애플워치나 에어팟과 비슷한 제품 격인만큼 재정적으로 애플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이다비 기자(dab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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